issola – steven brust

issola - steven brust | 스티븐 브루스트의 이솔라 무례하지만 주의력 깊고, 거칠지만 냉정하지 않은 주인공 블라드. 브루스트는 독백을 지루하지 않게 쓸줄 안다. 젤라즈니도 즐겨쓰던 1인칭 시점에 입담과 재치. 의식으로 이어진 짝패 로요쉬의 존재도 거기에 도움이 된다.

자객생활을 청산하고 황야에 몸을 숨긴 블라드를 찾은 것은 예의의 화신 텔드라. 모롤란과 알리에라의 증발로 미지의 모험이 시작된다. 드라기에라 세계의 시초와 앙숙들이 조금씩 드러나는 싸움. 고래싸움에 끼어든 블라드는 친구들을 구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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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 – steven brust

dragon - steven brust 일자리를 잃은 프로그래머가 썼던 첫 소설이 저렉 jhereg. 용을 닮은 저렉 로요쉬 loiosh를 부리는 자객이자 해결사인 블라드가 주인공.
dragon, jhereg, dzur 등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열 일곱 가문(종족이란게 더 어울릴까)과 마법이 있는 드라게라 dragaera제국. (발음 안내서를 참고할 수도)

스티븐 브루스트 steven brust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책을 우스운 제목으로 고쳐 부른다. 자신을 괜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나. 브루스트는 인물의 성격을 근사하게 빚어낸다.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인물들과 습성, 그들을 구속하는 관습과 사회. 꼼꼼하게 계산해서 쓰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고 해야겠다.

흡혈귀 이야기 아기아 agyar나 지옥군림 to reign in hell같은 책도 있지만, 블라드 탈토스 vlad taltos이야기가 그의 인기작이다. 책이 나온 순서대로 읽는 독자들을 위하여(?) 초기 이야기를 썼다는데. 본작에서 블라드는 전장에서 투덜대며 전술과 병사의 고달픔을 이해할 기회를 얻는다. 사건의 순서가 뒤죽박죽이라 심심하지는 않지만 모롤란과 포니아 사이의 전쟁에서 행군하는 블라드는 어색하다.

scifi weekly의 인터뷰도 재미있다.
dec pdp-11이라는 옛날 컴퓨터를 다루던 그에게 작가가 된 후 프로그래밍을 해봤냐고 물었더니 :p- 절대로! 열심히 피해왔소.

노근리 이야기 1부 – 박건웅/정은용

노근리 이야기 기가 막힌 이야기.
오랫 동안 누르고 있어야 했던 이야기.

미육군 노근리 보고서
No Gun Ri review from US Army

노근리 다리
The Bridge at No Gun Ri, A hidden nightmare from the Korean war

노근리 학살의 새로운 증거
Nogunri resurfaces – ohmynews international

과천 블루스 – 이경호

30년 중앙 부서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애환을 담은 ‘논픽션 소설’.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를 거치는 동안 주인공은 국민연금, oecd 가입, imf 발발 등 변화를 겪는다.

작가는 공무원 사회의 비효율과 모순, 전시행정과 처우, 고시출신이 아니라는 차별을 직접 겪었다. 정부 기관 사이의 구조적인 문제, 구태의연한 행정에 대해서는 더 잘 이해할 수 없을지도. 자주 들어왔던 이야기, 참여 정부의 실무에 관한 무능력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고위직 공직자와 관련 기관, 기업의 부정한 고리는 지금도 여전한 문제로 남아있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으로 부르고 갈수 있는데, 주고 받는 것이 없을 수 있을까.

쇄신, 사정, 개혁, 혁신 그 쨍쨍했던 구호에도 불구하고 부정부패, 공직기강감찰, 아파트 시장, 입시와 농촌 생활은 여전하다.

이론적인 연구나 체계적인 분석은 아니고, 소설의 모양새를 빌렸지만 인물이나 사건을 그려내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 같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글로 경험있는 중앙 부서 공무원의 시각에서 보는 안타까움과 울분, 아쉬움과 희망이라고 할까.

아파트 공화국 – 발레리 줄레조

valérie gelézeau 2004년 ‘한국의 아파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던 논문을 다시 엮은 책. 번역티가 나지 않는 글이 자연스럽다.

1993년 처음 접한 아파트를 1996년부터 한강 양쪽 일곱개 단지를 대상으로 참여관찰과 비유도적 자유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2004년과 2005년에 재조사를 거치기도 했다고.

서구인의 눈으로 관찰한 한국적 현상인 셈인데, 전문가가 아닌 눈에도 흥미로운 분석이 많다. 아파트에 대한 선호, 그 한국적인 현상을 이방인의 눈으로 보고 연구한 결과는 때로 신선하고 날카롭다. 우리에게 익숙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냉정한 호기심으로 다시 보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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