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다 자랐지만 아직 현실과 시간의 시험에 들기 전, 타고난 외모와 재능이 젊음으로 빛날 때가 고등학교 시절이 아닐까. 태양 청소용역 Sunshine Cleaning은 뉴질랜드 출신 감독 크리스틴 제프스의 영화다.
고교시절 치어리더로 유명했던 로즈는 청소로 삶을 꾸려간다. 미혼모인 그녀가 사고뭉치 아들 오스카를 사립학교에 보내려 죽음의 현장을 청소하는 일에 뛰어든다. 결혼한 애인의 충고로. 이게 잘 굴러갈까.
사건현장, 싸구려 모텔, 노부부의 집.. 심드렁한 백수 동생 노라와 일하기는 쉽지 않다. 냄새에 기겁을 하기도 하고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한다. 사람들의 삶에 작으나마 도움을 준다는 로즈의 말처럼 남편을 보낸 노파의 손을 잡아주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죽음과 공간, 기억과 남은 사람들을 길게 다루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