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shine cleaning – christine jeffs

거의 다 자랐지만 아직 현실과 시간의 시험에 들기 전, 타고난 외모와 재능이 젊음으로 빛날 때가 고등학교 시절이 아닐까. 태양 청소용역 Sunshine Cleaning은 뉴질랜드 출신 감독 크리스틴 제프스의 영화다.

고교시절 치어리더로 유명했던 로즈는 청소로 삶을 꾸려간다. 미혼모인 그녀가 사고뭉치 아들 오스카를 사립학교에 보내려 죽음의 현장을 청소하는 일에 뛰어든다. 결혼한 애인의 충고로. 이게 잘 굴러갈까.

sunshine cleaning

사건현장, 싸구려 모텔, 노부부의 집.. 심드렁한 백수 동생 노라와 일하기는 쉽지 않다. 냄새에 기겁을 하기도 하고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한다. 사람들의 삶에 작으나마 도움을 준다는 로즈의 말처럼 남편을 보낸 노파의 손을 잡아주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죽음과 공간, 기억과 남은 사람들을 길게 다루지는 않는다.

로즈의 서투른 낙관과 노라의 삐딱함이 대조를 이룬다. 에이미 애덤스 Amy Adams와 에밀리 블런트 Emily Blunt의 연기가 잘 맞는 셈. 평생 한 몫 잡을 생각으로 늙은 아버지 조를 연기한 앨런 아킨 Alan Arkin, 동정적인 청소용품 가게 주인 윈스턴, 아들 오스카를 연기한 제이슨 스피백 Jason Spevack 등 주변 인물들도 흥미롭다.


자신을 원하게 만드는 것과 응원이 특기라는 로즈의 고백에는 아쉬움과 현실의 자각이 배어있다. 선하지만(악하지 않지만) 대책없는 사람들이 겪는 삶의 고민과 정석이 아닌 해결/도피.

아킨이 나오고 제목도 조금 비슷하지만, 꼬마 미스 선샤인과는 다른 영화. 따로따로 찾는 일은 풀리지 않고 뭉쳐야 된다.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지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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