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을 나서니 갈곳이 없구나 – 최기숙

조선시대 마이너리티의 초상

모든 전은 누구를 대상으로 삼는가에서부터 글 쓰는 이의 취향과 판단, 세계관과 인간관의 내력을 자백한다. 그리고 어떻게 쓰는가, 무엇에 주목하는가를 통해 쓰는 사람의 내면을 보여 준다. 쓰인 사람은 곧 쓴 사람의 투사물이다.

표지도 편집도 아기자기하다. 일곱가지로 나누어 조선 시대의 전을 옮기고, 설명과 해설을 곁들였다. 비주류, 소수자, 마이너리티를 옛글에서 찾기가 어디 쉬웠을까. 그런 노력과 해석에서 또 조선 시대가 드러난다.

흘려읽다 고리타분하다도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Continue reading

한국 팝의 고고학 1960, 1970 – 신현준 外

신현준을 중심으로 60, 70년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이야기를 모아 정리한 책이다. 1권은 한국 팝의 탄생과 혁명, 2권은 한국 포크와 록 이라는 부제를 붙이고 있다.

가요도 한국 대중음악도 아니고 한국 록도 아닌, 한국 팝이라는 낱말을 고르게 된 저자의 생각은 첫머리에 실려있다. 굳이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고고학이라는 말도 계보나 비평을 떠나 다양하고 미시적인 사건들을 찾고 모은 작업을 가리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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