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에 다다르면 더 이상 쌓이지 않고 잃는 것이 휴가라 무작정 예약을 했다. 그리고 나니 나와 무관하게 일의 일정이 한 주 밀려, 노트북을 들고가야 했다.
맞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리 계획을 꼼꼼히 세운 것도 아니어서, 아이폰이 도움이 되었다. 초기형이라 전화망을 통한 인터넷은 느리지만 구글로 찾아도 보고 지도로 길도 찾았다. 나 있는 곳과 궁금한 곳 뿐 아니라 경로도 대중교통이나 도보에 맞게 골라주는데 꽤 쓸만하다.
한 친구의 말 따나 무작정 걸었다. 유월의 뉴욕은 조금 흐렸지만 서부보다 습했다. 그래도 걷기에 나쁘지 않은 도시이고, 대중교통이 유용하다. 그래서 사람들도 비교적 날렵해 보이기도.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조금은 흔한 별명이 24시간 가동하는 대중교통 탓임을 실감했다. 전설같은 옛날 이야기와는 달리 밤에도 다닐 만 했다, 지하철도 탈 만 했고. 공항에서 20불짜리 메트로 카드를 사서 나흘을 쓰다 공항열차를 탈때 3불을 보탰으니 가격도 무난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