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마고원에서 나온 기인 박홍규 교수의 책.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 그리고 예술적인 면과 정치적인 면, 에코토피아와 사회적인 활동, 그 영향이 깔끔한 편집으로 정리되어 있다.
첫째, 예술이란 인간 노동의 즐거움의 표현이다.
둘째, 만들 가치가 없는, 또는 만드는 손을 타락시키는 노동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만들어져서는 안된다.
셋째, 유일하게 건전한 예술은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의 행복이 되도록 민중에 의해, 민중을 위해 만들어지는 예술이다.
19세기 영국 인물 모리스가 현대의 우리와 무슨 연관일까, 시험이 아니면 중요하지 않을까? 보론 ‘조선 공예와 모리스’는 근래에 치부를 드러내었던 미술계와 근현대사에 시사하는 점이 있다.
모리스는 흔히 보는 천재도 지도자도 위인도 아니었다. 그는 도리어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사회적으로 모두 실패했다. 그림에 재주가 없어 화가가 되는 것을 포기했고, 아름다운 모델이었던 아내가 자기 친구인 화가를 사랑함을 알면서도 평생을 함께 고통 속에서 살았으며, 사회주의를 꿈꾸고 그것을 위해 싸웠으나 그것은 결코 이룩되지 못했다. 그는 ‘삶을 예술처럼, 세상을 예술처럼’ 만드는 것이 인류의 과제라고 생각했으나 그것을 위한 어떤 체계적인 이론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나는 그를 사랑한다. 내가 그를 특별히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실패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오히려 위대한 실패자다. 그는 평생 ‘내가 할 수 있다면’ 이라는 수줍고 소박한 희망과 꿈으로 살았으며 한평생 그것을 간직했고 그 꿈과 희망을 이루고자 열심히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