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ch – jeff vandermeer

제프 밴더미어 Jeff VanderMeer의 소설 핀치 Finch는 흥미롭다. 곰팡이 누아르 Fungal noir라는 리처드 K. 모건의 추천도 그렇고, 차이나타운, 벌거벗은 점심, 챈들러에 러브크래프트까지 언급하는 데야,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다.

앰버그리스는 말 그대로 곰팡이가 핀 도시다. 20년 간의 내전을 겪은 도시를 지배하는 것은 버섯같은 그레이캡.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버섯과 곰팡이가 곳곳에 피어나는 도시의 잔해에서 형사 핀치는 살인사건을 맡는다. 정체불명의 사내와 허리가 잘린 그레이캡.

포자와 결합한 반편이 Partial들이 사진기 같은 눈으로 감시를 한다. 진균총을 휴대한 형사들의 책상에는 통신관 혹은 기억구, 살아있는 입같은 구멍이 있어 그레이캡 헤레틱과 보고서를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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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 comstock – robert charles wilson

로버트 찰스 윌슨의 근작 줄리언 컴스톡 Julian Comstock: A Story of 22nd-Century America은 22세기 미국 이야기다.

줄 베르느가 칼 마르크스를 읽고나서 로마제국 흥망사를 썼다면?

석유가 바닥나고 문명이 퇴보한 22세기의 미국은 왕이나 다름없는 대통령이 지배하는 신봉건사회다. 백부 데크란 컴스톡을 피해 서부 촌구석에 숨어있던 줄리언 컴스톡의 여행과 모험, 성쇠를 그의 절친, 순진하고 어리숙한 평민 아담 해저드 Adam Hazzard가 전한다.

“주권교회 the Dominion가 잘못알고 거짓된 환난 False Tribulation이라고 뻔뻔하게 부르는 재난은 한가지 사건이 아니야. 석유의 종말, 정확하게는 싸게 얻는 석유의 종말은 고대인들의 가분수 경제체제를 망가뜨렸다. Continue reading

울기엔 좀 애매한 – 최규석

창작은 어렵다. 글을 쓰는 것도 어렵고, 곡을 쓰는 것도 어렵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어렵다.

백지를 만나는 일은 부담이 된다. 기교나 지식은 시간을 들이고 수고를 통해 얻을 수 있지만, 무엇을 그리고 쓸지는 마음에서 나오지 않을까. 아니면 영감을 전하는 뮤즈가 있을까.

그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어디서 오는지는 모른다. 안다면 살짝 귀뜸해주시라, 그걸로 내 사업을 펼쳐 널리 김치를 먹이리라! :p

최규석은 어른이 채 되기 전의 경험과 마음의 짐을 이 책으로 낸 것 같다.

잘나고 화려한 청춘 말고, 유년기의 공상의 아늑함도 아닌 현실의 찌질함을 살아있는 그림으로 보여준다. 훈육에 다 무뎌지지 않고 일상에 다 꺾이기 전의 서글픈 애매함을 수채로 담았다.

ship breaker – paolo bacigalupi

와인드업 걸을 쓴 파올로 바치갈루피의 새책 쉽 브레이커 Ship Breaker 는 300페이지 좀 넘는 영어덜트 소설이다.

10대 소년 네일러 Nailer는 폐선을 뒤지는 고철주이. 매끈한 유선형의 쾌속선들 가끔 바다를 지나간다. 네일러는 어떤 사람들이 그런 배를 탈까 공상을 한다.

석유가 더 이상없어 방치된 배의 환기관, 깜깜한 미로를 더듬으며 전선을 뜯어 구리나 알루미늄 등 돈이 될 물건을 건지는게 고철주이들의 일이다. 이들이 모은 폐전선을 사는 것은 다국적 회사들. 저가의 노동을 통해 자원을 충당한다. 배를 뜯어발기는 일은 더럽고 위험하다. 그러나 일을 허락받은 자는 오늘 하루 먹을 기회가 있다.

국가나 치안, 가난한 자를 위한 교육과 의료는 없다. 배 속에서 노다지, 기름을 찾아 럭키 스트라이크 처럼 한몫 잡는 것이 그나마 신기루같은 꿈일까. 엄청난 폭풍에서 살아남은 네일러와 피마는 먹을 것을 찾다 난파된 쾌속선을 발견한다. 배를 뒤지다 찾은 소녀 니타를 시작으로 네일러의 모험이 펼쳐진다. Continue reading

metatropolis – john scalzi

노인의 전쟁으로 알려진 존 스캘지가 주동한 앤솔러지 메타트로폴리스 Metatroplis는 원래 오디블에서 듣는 소설집으로 먼저 나왔다. 오디블의 평점은 들쭉날쭉한데, 활자로 읽는 편에서는 괜찮다.

미래의 도시. 도시의 도시, 도시 위의 도시, 도시 속의 도시. 60년대에서 꿈꾸던 이상적인 도시나 80년대의 대중문화와 영웅담 속의 미래는 지금 보면 웃음거리 정도가 아닐까. 전쟁과 냉전, 신자유주의와 ‘테러’ 그리고 21세기. 불편한 진실과 양극화, 먼 얘기가 아닌 자원 고갈.

그런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고 의견을 교환한 기반에서 겹치지 않게 쓴 소설들이 흥미롭다.

생존에 필요한 것은 식량, 물, 잘 곳, 비바람을 피할 곳, 연계 등 이죠. 그레인지氏, 자원 개발과 제조업은 죽은 기술입니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