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ing under – justina robson

going under 저스티나 롭슨의 양자중력 제3권, 밑으로. 알프하임, 디모니아에 이어 요정계로. 양자폭발 이후 6세계의 불안정한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 제 7세계의 탓이라는데. 블랙의 가족사와 함께 조직의 서늘한 비밀이 드러난다. 아주 옛적 왕과 여왕의 다툼 이후 그 마법을 묻고 덮어 집단 망각에 빠진 요정계. 잭의 잃어버린 도시는 겨울, 황량하고 이질적이다. 동화보다는 괴담, 거칠고 사정이 없다. 상실의 이야기랄까, 소하를 잃고 다른 등장인물 몇과도 이별을 고한다.

오컬트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미지의 기술과 불가사의, 금속과 유기체의 융합, 마법, 연금술 사이보그가 나오면 에헤.. X파일과 고스트버스터스, 말세와 종교적 상징, 밀교와 첩보물, 성배와 아서왕, 피셔킹, 애정물과 심리분석.. 뭐 빠진게 있을까?

심장에 세든 엘프 강령술사가 있고 가는 곳마다 혹이 더 붙는 릴라. 억센 척 外剛內柔, 헷갈리는 마음일까. 불안정한 감정과 정신을 금속성 이성과 논리로 지탱하려는 릴라 블랙을 통해서 현대인의 심리가 묘사된다.

흥미를 더해가는 양자중력, 릴라 외에도 잴, 말라키, 티즐 등 인물들의 성격이 또렷해진다. 임프 띵가마직 Thingamajig의 독설에 웃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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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ling out – justina robson

selling out 알프하임에서 살아 돌아온 릴라 블랙의 두번째 모험. 물에 빠졌다가 나온 첩보원 블랙에게 주어진 임무는 불로 뛰어드는 것, 디모니아로 가게 된다. 교환 연구원으로 위장하고 엘프이면서 demon인 의 비밀을 찾으라는 것. 팝 스타이자 잴의 누이인 소하 Sorcha의 소개로 도깨비나라 같은 디모니아에 발을 딛는다.

Demon과 devil이 다른데 아주 오컬트물도 아니니 어떻게 구별할까. 사신 邪神과 귀신 鬼神? 찍어낼 수 없는 모든 것은 예술이 될 수 있고, 노력과 정성, 기교의 깊이에 따라 그 가치를 따진다는 엉뚱한 곳. 변덕스럽고 이기적이면서도 나름의 기준이 있는 사회에서 릴라는 혼란에 빠진다. 정당방위로 유력한 가문의 탕아를 살해하고, 쫓기다 사고에 부닥친다. 오토피아의 가족이 위기에 빠지고, 그녀를 도우러가던 잴은 주메논에 떨어진다.

“네 자신을 알라. 그리고 다 받아들여. 그것이 demon의 핵심이지. 바람을 타듯 삶을 타. 잡고, 사랑하고, 결코 놓지 않아. 그러다 놓지 않으면 삶이 그림자가 되어 약하고 두려움에 떠는 자의 산 죽음이 되거나 놓아야 하는 때가 오면 놓는거다. 망치기 전에 주저없이. 그것이 사신의 꼴로 빚어진 성스러움의 정수야.”
“팔아넘김 없이 No selling out” 릴라의 중얼거림을
“절대로 No selling out” 소하가 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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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ing it real – justina robson

keeping it real

저스티나 롭슨 Justina Robson의 양자중력 제1권 진실의 문제 Keeping it real. 철학과 언어학을 공부하고 자질구레한 일자리를 거쳐 전업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2015년 텍사스 양자폭발사건 6년 후, 여섯 세상 가운데 오토피아 Otopia가 무대다. 원소의 세상 주메논 Zoomenon, 엘프의 앨프하임 Alfheim, 악마의 디모니아 Demonia, 사후세계 타나토피아 Thanatopia가 나머지 다섯이다. Demon을 악마라고 해놓지만 이것 참 어정쩡하다, 어울리는 말은 무얼까? 사신?

과거도 육신(일부)도 잃어버린 전직 외교관 비서 릴라 블랙 Lila Black, 주인공의 개성이 강렬하다. 무쇠팔 무쇠다리, 온갖 무기와 센서로 무장한 수십억불의 여인. 특수요원 블랙의 첫 임무는 인기밴드 노쇼 The No Shows의 엘프 리더 잴 Zal을 암살 위협에서 지키는 것. 위협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수수께끼 속에서 블랙과 잴은 화끈한 모험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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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strangecraft – charles stross

스트로스가 조금 오랜만에 글을 올렸다.

Dr Strangecraft, I presume?

존재론적 호러로 시작하는 글을 대충대충 옮겨보자.

H.P.러브크래프트가 호러를 창시한 것은 아니지만 오픈소스 호러 신화의 시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리에 쥐가 날 만큼 고대의 방대한 우주(비샵 어셔가 아니라 에드윈 허블의 천체학 덕에)에 정신없을 지성체들이 가득한데 우리는 그들 발치의 먼지에 불과하다. 이 종말론 속에서 러브크래프트는 서늘한 묵시록의 결말을 만들었다. 어느날 별들이 늘어서고 죽지 않고 잠들었던 존재가 깨어나 지상으로 돌아오리가, 형용할 수 없는 악몽이 산 자들에게 닥치리라. 뭐 그런거다.

예를 들자면.

생각하면 러브크래프트식 신화 속 고대의 귀환은 서구 신화의 진부한 예와 공통된 점이 있다. 내 세대의 성장에 그림자를 드리웠던 핵전쟁의 공포와 아마게돈, 묵시록, 과학소설로 비틀면 유일점. (까닭없이 똘똘이들의 휴거일까)

물론 차이점이 있다. 유일점에 관한 한, 별들이 온 다음은 생각할 수 없다. 인류는 주위의 우주를 체록할 지성계 먹이사슬의 우생종이 아니다. 사실은 그들 발 밑의 먼지니까. 기독교 종말론은 꽤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들의 천국, 나머지는 불신지옥) 열핵 아마게돈은 소설에서 정당한 징벌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는 무시무시하게 묘사된다. (영화 스레드나 소설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

그러나 좋은 농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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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colony – john scalzi

마지막 식민지 스캘지의 글솜씨는 여전하다. 1,2편에서 지구를 떠나 회춘과 모험을 겪은 주인공 페리는 식민지 행성 허클베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를 다시 끌어내는 매끄럽다. 애매하지 않고 명료한게 스캘지의 장점이다. 세력다툼의 정치는 미국에서는 흔한 일. 찌르고 피하는게 기술이자 묘미다. 신 개척지 로어노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구의 후발국에서 온 개척자들은 우리같은 이점을 지니지 못했소”, 트루히요가 말했다.
옆에 앉은 사비트리가 긴장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식민연합 CU이 개척사업을 전담하기 전 서방국가들에서 비롯된 구개척지들의 거만함은 언제나 그녀를 경악케 했다.
“어떤 이점 말인가요? 존과 나는 ‘그 개척자들’과 후손들과 함께 7년을 살았습니다. 여기 있는 사비트리 처럼. 이 자리에 앉은 여러분에게서 특이할 만한 이점은 느끼지 못하겠는걸요.” 제인이 말했다.
“어쩌면 내 표현이 부족던 것 같소.” 트루히요는 유화적으로 칼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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