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le 34 – Charles Stross

스코틀랜드 작가 찰스 스트로스 Charles Stross가 신작 34조 Rule 34로 찾아왔다. 정지상태 Halting State를 잇는 근미래 범죄 SF 소설. 2인칭 시점의 서술이 흥미롭다.

인터넷에서 말하는 34조란,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포르노가 있다 if it exists there IS porn of it“는 것인데, 벼라별 팬픽, 동인지와 외전 등이 다 여기에 포함되겠다.

대부분의 대중은 여전히 셜록 홈즈나 리버스 경위 같이 단서를 포착하는 시각을 가진 천재를 믿는다. 불가해한 수사의 통찰력이라는 환상을 지키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로 높은 곳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마법의 장막 너머에서 소화전에서 튀어나오는 자료의 홍수에서 패턴을 찾아 지시된 심문, 공공 웹캠 스트림, 휴대전화 교통 메타데이터, 검시보고서 등 수 테라바이트의 정보를 정신없이 정리하는 제복을 입은 사무직원들의 존재다.

환경을 무시할수 없는 시대, 예산도 빠듯한 스코틀랜드. 리즈 카바나 Liz Kavanaugh 경위는 신범죄수사 Innovative Crime Investigation Unit 부서를 맡고있다. 한때 잘나가다 삐끗한 커리어의 상처가 아직 쓰린 주인공. 인터넷의 X파일? 사실 외설에만 국한되기 보다는 다양한 인터넷 밈 meme을 추적하고 타 부서의 요청과 의뢰를 처리하기에도 바쁜 조직. 현실보다 추잡하고 메스꺼운 상상력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험한 일이다.

멍청한 필터는 외설적인 단어를 찾는다. 똑똑한 필터는 자동적으로 조합된 텍스트 특유의 어휘 패턴을 찾는다. 대부분의 스팸은 똑똑한 필터를 속여 진짜 인간이 하는 말이고 수신자에게 유익한 것이라 믿도록 고안된 AI가 속어로 생성한다. 스팸업자들이 더 정교한 AI엔진에 투자하여 스팸캅의 AI엔진을 일시적으로 속여 인간으로 착각할 대화를 만들고, 튜링 테스트 전쟁은 느리지만 확실히 진행된다.

보호감찰 중인 잡범 아누아르 후세인 Anwar Hussein은 결혼에서 한눈팔고, 자그마한 욕심은 있으나 생각이 모자라고 유약한 인물이다. 절친? 맥도날드 교수의 꼬드김에 듣도보도 못한 신생국가 이시크-쿨리스탄의 명예영사가 된다. 후에 알게 되지만, 화를 부를 감투.

조폭 2.0을 시전하는 토이메이커는 “조직”의 신규 임원, 지하경제 사업가다. 냉철한 잔인성과 자신감이 넘치는 이 사내가 소설에서 악인에 가까운데, 그 마저도 다국적경제라는 게임에서는 왕이 아니다.

벤처투자학교에서 가르치는 첫번째는 비선형 성장의 기회가 있는 사업모델을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은 폐병걸린 마피아 유임자를 중환자실에서 퇴원시켜 휠체어에 앉히는 것 보다 고릴라의 조직을 완전히 폐기하고 당신의 디자인(“조직의 총체적 벤처 기민한 방법론의 모범경영을 응용하여 투자자의 보상의 최대로 만”)에 따라 새 조직을 세우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결론을 내린다.

일견 무관한 단서들의 연관을 찾는 것이 추리소설의 기본.

스팸과 암흑경제의 함의는 AR 캅스페이스, 무인감찰기, 녹취 인프라 이상으로 흥미롭다. 프로젝트 ATHENA에 비하면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좀 간단하다.

“난 우연의 일치가 싫어.”

스코틀랜드 속어가 잔뜩 나오고, H.S.보다 웃긴다. 경찰판 오피스 같은 면도 있고, 경제, 경영의 작동원리를 국경없는 공간과 3D 프린팅의 미래와 엮은 무대는 사실 2008년 세계적인 파국 이후 고쳐쓴 것이다. 소설이 나오기 전에 현실이 뒤집히면 작가는 곤란하다는 교훈. 다운사이징과 아웃소싱, 분사 및 상장이 국가로 확대된 사기극이 범죄와 싸우는 AI와 엮이는 예기치 못한 사건의 묘사는 스트로스가 근미래 기술사회의 대가임을 보여준다. 맥도날드 교수의 설명이 필요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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