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따라 다르겠지만 휴가는 쓰지 않으면 손해다. 한달에 두번 나오는 봉급에 맞추어 몇시간씩 쌓이는 휴가에는 상한이 있어 다 차면 더 오르지 않는다. 길지 않게 멀지 않은 곳을 다녀올까 했다. 왜 시애틀? 하면 뾰족한 대답은 없다. 오래 전에 혼자 운전하고 시애틀까지 갔다 온 적은 있다. 그때는 오가는 여정이 태반이라 도중 풍경은 꽤 보았지만 시애틀에는 점심 때 도착하고 다음날 떠났다.
영국밴드 The XX의 공연이 좀 더 북쪽 벨링햄에서 있는게 한 핑계라 비행편을 예약했는데, 그 공연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시애틀에서 공연을 보기로 하고 갔다. 의외로 4월의 시애틀 날씨는 나쁘지 않았다. 요번 겨울 캘리포니아는 비도 자주 왔고 추운 편이었다. 小빙하기라느니 기후게이트 등 다양한 설이 나돌았는데, 다 사실은 아니다. 극지의 기온이 오르고 그 찬 공기가 밀려나와서 추웠다고 한다. 어쨌거나 이틀 동안 화창한 날씨와 햇살을 즐겼다. 꽃도 피었고, 튤립이 많이 보였다. 석탄액화 설비를 공원으로 바꾼 개스웍스 파크에는 꼬마들이 뛰어놀고 연을 날리는 부모들이 있었다.
시애틀과 인근지역은 작지 않다. 이번에는 꽤 걸어도 다녔는데, 퀸 앤 언저리는 아기자기하더라. 나무도 많고, 조화스럽다. 사진기를 손에 들고 걸어다니는 나를 창가에 붙은 고양이가 지켜본다. 다운타운에는 도서관 비스트로, 서점 바가 있다. 책장과 술장이 함께하는 장소. 공연하는 쇼박스 소도 Showbox SoDo는 창고를 갖고 만든 모양 큼직했다. 패스가 없으면 사진기는 불허. 10대, 20대가 태반이라 반응이 열광적이었다. 오프닝은 그냥 그랬다. The XX는 영국 밴드. 기타, 베이스, 신디사이저로 좀 미니멀하면서 인상적인 음악을 한다. 시애틀 답게 공연후기도 벌써 여기저기 보인다.
오가다 본 일본 목판화 전시, 아쉽게도 월요일 화요일 미술관이 쉰다. 호쿠사이를 볼까 했더니만. 다운타운 미술관도 마찬가지라 공항 가는 길에 있는 항공박물관 The Museum of Flight을 들렀다. 생각보다 잘 만들어 놓았더라. 어린이나 노인들이 많았다. 일하는 사람들도 은퇴한 승무원이나 군인들이 많은듯 했다. 돈을 벌지도 모르지만, 수익사업이 아니니 나이 들어 다른 일을 못하지만 경험과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일을 주는 것도 좋은 운영이 된다. 이런 경우에는 어울리기도 하고. 프로펠러기에서 콩코드까지, 시간을 보내기에는 괜찮았다. 버진항공 나쁘지 않았고, 시애틀에서 마신 쿠바식 커피는 기억이 날 것 같다.
사진이 근사한 게 봄빛이 완연하네요. 부럽습니다. 휴가도 봄도.
돌아와보니 그 사이 일이 라면처럼 불었지 뭡니까.
4월도 절반이 더 지났는데 서울은 아직 추운가요. 건강하세요.
무크지 한 권 사놓았어요. 좋겠다. 채점하느라 죽을 맛! 열심히 가르쳤더니… 도대체 뭘 배운거야!!!!!!!!!
날씨가 괴이합니다. 비오다 바람불다 덥다 서늘하다 춥다…
기적의책에서 낸 SF무크지 한 권 사놓았습니다.
채점하느라 죽을맛입니다. 열심히 가르친게 후회될 정도로.
대충 가르치시면 채점이 쉬워지는겁니까? 😉
이젠 날씨도 좀 자리를 잡는 것 같은데, 곧 더워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