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ska, south central 여름의 알래스카 여행

막연하게 여겼던 알래스카는 퍽이나 큰 곳이어서, 남중부 앵커리지 부근에서 한 주를 보내는 것으로 준비가 시원찮은 여행을 떠났다.

비행편의 지연으로 도착은 늦었지만 환한 심야에 렌터카를 몰고 숙소를 찾아 헤매었다. 나중에 알게되지만, 이번 여행과 자동차와는 악연이 있는듯. 말코손바닥 사슴(moose) 몇마리를 숙소로 향하는 길에 발견했고, 이후로도 자주 만나게 되었다.

moose #1 aawesome #1 aawesome's sunset?
무작정 여기저기 뒤지고 전화를 하다 결정을 하게 된 숙소는 aawesome retreat. 주인장 deb 은 l.a.에서 건너온 뉴요커. 큼직한 개 future 와 함께 사는 이 곳은 앵커리지에서 남쪽으로 대략 25분 거리.

앵커리지 다운타운은 뭐랄까, 관광객에 의존하는 활기없는 거리였다. 차츰 사람냄새 나는 곳을 찾을 수 있었지만, 편히 찾고 쉬기에는 좀.

seward way back to b&b alaskan summer ale
seward는 앵커리지에서 125 마일 떨어진 항구. 자동차로 3 시간이 좀 안되는 길은 차를 세우고 사진기를 잡을 기회가 많은데, 열차로는 4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 곳 수어드에서는 반나절에서 한나절 다양한 배편으로 kenai fjoird 국립공원의 빙하와 자연환경, 다양한 새들과 고래 등 야생 동물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여름의 남중부 알래스카는 맑으면 반팔 차림에도 땀이 나지만 바다에서는 흐리거나 하면 춥다. 바람과 비를 막을 수 있는 겉옷이 있으면 든든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ㅅ-)

kenai #1 kenai #2 kenai #3
여덟 시간 반의 항해는 가볍지 않지만 추천할 만 하다. 날씨가 맑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구름과 파도, 바람이 그 대신. 육지를 벗어나 배가 바다로 나아가고 물이 깊어지고 차가와지면 어느 순간 그 거리를 느끼게 된다.

puffin murres orca
humpback sea lions gulls
흰머리 독수리, 퍼핀바다오리, 범고래흑등고래, 바다사자/강치 외에도 수없는 새를 볼 수 있었다.
glacier #1 glacier #2 glacier #3
뱃길의 백미는 빙하인데, aialik 빙하에서 물속으로 떨어지는 얼음덩이의 소리와 그 고요함은 경이로왔다. 카약을 타거나 빙하 옆으로 걷는 사람들이 있으니, 더 가까이 다가갈 길도 있나보다.
fox #1 fox #2 otter
한때 유행이었다는 여우농장에서 유래한 여우섬에서의 연어구이는 맛이 좋다고 한다. 풀 라자냐는 그냥저냥.

side st espresso fox salmon sun
햇살이 제대로였던 첫날을 여유로이 보내고 흐린 둘째날 바다로 나아갔더니 그 후도 흐렸다. 앵커리지 다운타운도 눈여겨 둘 곳이 있었으니 side st. espresso. 412 g st. 에 있는 커피가게는 조지와 데브라가 지키는 가게. 날마다 백판에 새로 그린 그림을 볼 수 있다.

yellowleg tern gull
숙소 가까이에 있는 potter’s marsh에는 길이 나 있는데, 그 습지에는 벼라별 새들이 찾아들고 노닐었다. 저녁 햇살(자정이 넘어도 일몰)에 멀리 보이는 눈덮인 산봉우리에 노랑발 도요새, 북극 제비갈매기, 갈매기에 매까지 다채로운 생태계는 잊을 수 없는 광경이다..
flattop 산은 숙소 가까이, 안개에 싸인 신비로운 모습은 금세 자취를 감추고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moose 의 외출과 조우.
flattop anchorage boy crossroads chocolate
관광객을 상대로 한 일 말고 이 곳에 어떤 일이 얼마나 있을까? 아름다운 자연과 경치에도 불구하고 젊음이 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알기 어렵다. anchorage market & festival은 앵커리지 다운타운 북쪽 힐튼 호텔 가까이 주차장에서 토/일요일 열린다. 조잡한 기념품 가게, 비싼 물건들과 텅빈 다운타운에 싸지 않은 주차요금. 토요일 시내 장에서 지나친 아이들의 안색에는 희망이나 호기심을 찾기 어려웠다. 사람마다 처지가 다르고 찾는 것도, 보이는 것도 다르다. 휴가나 관광으로 이 곳을 찾는 사람과 이 곳에서 나고자라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사람이 또 다르겠지. 뿌리를 들어낸채 방향을 잃은 허전함일까, 외로움일까 가까이에서 보는 마음은 편치 않다.. alaska wildberry products는 초콜렛 폭포를 자랑하는 관광객 대상의 가게. 단체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인가 보다.

옹기장이 늪 남쪽의 beluga point 말고도 앵커리지에서 멀지 않은 곳들이 있군, 돌아오고서야 발견한단 말씀이다.
beluga pt talkeetna over shoes
tat sunset holes
북쪽으로 드날리 국립공원 곁의 마을인 talkeetna는 앵커리지보다 활기가 보였다. 비행기 관광과 그외 몇가지로 꾸려나가는 작은 마을. 도착하고 점심을 먹고 앉아있다가 하늘에 구름이 늘어나는 모습에 조금 우려했지만, 다행스럽게 산에는 햇살이 비쳤다. 조종사 david 외 여섯 탑승객이 탄 자그마한 프로펠러기는 감쪽같이 이륙했다.
up #1 up #2 mt. mckenley
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조종사 옆에서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진동음과 함께 날고 있지만 전방의 풍경은 변하지 않는 묘한 기분. 습지와 숲을 지나 눈덮인 산봉우리가 가까와졌다. 조금씩 후퇴하고 있다는 빙하가 여기저기 보였고, 눌려 단단해진 그 눈 위에 간혹 생긴 연못은 눈이 시리게 파랗다. 매킨리나 다른 곳을 오르기 위해 준비하는 베이스 캠프와 보급을 위해 착륙하는 비슷한 경비행기가 보였다. 눈 덮인 정상이 햇살에 눈부신 가운데 구름이 일고 하늘에 소담스럽게 펼쳐졌다.

ruth #1 ruth #2 lake
ruth 빙하 쪽에 착륙을 하니 이미 다른 비행기가 셋 앉아있다. 그 분지/골짜기는 바람도 일지 않아 고요했다, 잠시 내린 사람들과 비행기 말고는. 빙하 표면은 눈, 단단하지 않았다. 금방 내린 눈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아직 눈. 발자욱이 찍히면 푸른 빛을 내보인다. 눈이 쌓이고 그 압력으로 굳으면서 물의 결정이 갖는 구조는 빛을 그렇게. 하늘과 구름, 멀고 가까운 산과 눈, 절벽을 돌아보며 렌즈를 들여댔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풍경은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back #1 back #2 back #3
돌아오는 길에는 뒤편 자리, 빙하가 남긴 모래밭과 연못, 습지와 숲 가운데에서 moose 몇마리를 보았지만 곰은 아쉽게도. 작은 비행기로 그렇게 굽어본 적은 처음이었지만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animal conserve #1 eagle black bears

짐을 싸고 나와 밤비행기까지 남은 하루. 어떻게 보내시려는가?
다행히 좋은 날씨라 연료 경고등이 뜨도록 앵커리지 교외를 돌아보기도 하고, 알래스카 야생동물 보호센터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간식을 싸들기에는 이 곳 가게 new sagaya 도 좋다. 교민 규모는 알지 못하나 교회는 종종 보였고, 앵커리지 남쪽 교외에 있는 식당도 우연히 들르기도. 초밥은 괜찮은 편.

소문처럼 알래스카에는 모기가 많았는데, 민짜산 오르며 물린데가 의외로 괜찮았다. 그런데 왠걸, 하루이틀 지나니 수없이 물린 곳이 가려워지더라. 쓴 커피 좋아하는 내 피가 달리도 없는데! 벌레를 멀리하는 스프레이건 부담스러운 모양의 망이든 도움이 될까. avis에서 빌린 차는 처음에는 창닦는 와이퍼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더니, 바꾼 차는 찬 공기가 나오지 않음을 해가 다시 난 다음에야 알았다, 젠장.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차 빌리고는 창과 송풍도 확인하고 나올 것을 다짐하다.

알래스카 국제공항/ted stevens intl’ airport는 꽤 아기자기해서, 호수에는 수상비행기가 즐비했다. 문닫은 비행박물관 가까이에서 염치없는 샷 :p

water and air leaves waiting

2 thoughts on “alaska, south central 여름의 알래스카 여행

  1. 안녕하세요 담주에 앵커리지로 휴가를 가는데, 정보가 참 없어서 고민 중이었는데, 블로그 발견해서 기쁘네요~ 여름에도 많이 추운가요? 모기도 걱정이고.. 뭘 가져가야할지도 걱정이에요 기대는 큰데 올리신 걸 보니 많이 관광지화 되어 있는가보네요 ㅠㅠ

  2. 배타고 나가면 흐린 날은 좀 쌀쌀할겁니다. 맑은 날은 햇살이 따갑구요.
    앵커리지에서 좀 나가면 볼게 더 많지요.
    밖에서는 몸에 뿌리는 방충제를 쓰는게 편할겁니다. 좋은 여행하세요.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