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c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 최규석

10년을 잃었다던 사람들이 시간을 되돌리는 괴력을 보여준다. 잃어버린 시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위장전입으로 맹모삼천재테크를 한번에 실현하던 시간?

최규석이 망설이다 결심한 만화는 그 시간의 다른 편, 지금 잃고 있는 가치를 얻던 이야기다. 이런 만화가 학교에 배포될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1년 반이 지나 책으로 다시 나왔다.

87년 이전 공고를 졸업한 동네 형님들은 20대 후반이면 혼자 벌어서 제 소유의 자그마한 주공아파트에서 엑셀을 굴리며 아이들을 낳고 키웠었지만, 지금 내 또래의 친구 중에 부모 잘 만난 경우를 빼면 누구도 그런 사치를 부리지 못한다. 6월항쟁 당시 명동성당에 격리된 사람들에게 밥을 해 먹였던 철거민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맞고 쫓겨나고 있고, 노동자들은 제 처지를 알리기 위해 전태일 이후로 수십년째 줄기차게 목숨을 버리고 있지만 전태일만큼 유명해지기는커녕 연예인 성형 기사에조차 묻히는 실정이다. 선생님이 멋있어 보여 선생님을 꿈꾸던 아이들이 지금은 안정된 수입 때문에 선생님을 꿈꾸고 아파트 평수로 친구를 나눈다.

the papercuts / cass mccombs @gamh – 09/09/2009

은하철도 999를 기념하는 2009년 9월 9일. 애플은 새 아이팟과 아이튠즈 9를 발표했다.

어깨가 부푼 옷이 다시 나온다더니 애송이 밴드 걸스 Girls 는 80년대인가 싶은 차림새로 무대에 올랐다. 크리스 오웬스 Christopher Owens와 쳇 Jr. 화이트 Chet Jr. White가 중심인 모양. 노이즈/슈게이징인 셈인데 친구인지 팬들인지 즐거워하긴 했지만 그다지 흥이 나지 않았다.

girls #1girls #2girls #3

제이슨 퀴버 Jason Quever의 페이퍼컷은 이제 세번째 앨범 You can have what you want을 냈다. 처음 보았을 때보다 안정감이 있고, 살도 좀 빠졌다. 강하지 않지만 자근자근 감성적인 음률.

the papercuts #1the papercuts #2the papercuts #3

새 앨범 Catacombs를 낸 캐스 맥컴스 Cass McCombs은 4인조 밴드로 왔다. 같은 무대 다른 공연. 드럼, 베이스, 건반에다 페이퍼컷의 퀴버가 거들기도 했다. 앨범과는 달리 기타 하나로 연주를 다 했는데,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다. 스위치 잔뜩 쓰지 않고도 맑고 날카로운 소리로 근사한 연주. 앨범보다 좀 거칠지만 날이 선 공연이 좋았다.

cass mccombs #1cass mccombs #2cass mccomb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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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days of summer – marc webb

남녀가 만나지만 연애담이 아닌 이야기, 정말일까?
Not a love story, but a story about love.
감독 마크 웹의 첫 영화 써머 (500)일500일의 섬머.

(500) days of summer

건축가를 꿈꾸던 톰은 카드를 만드는 회사에서 문구를 쓴다. 13살 생일, 입학, 약혼에서 벼라별 사건에 맞는 카드들이 미국에는 실제로 있다. 카드를 만드는 회사가 영화와 닮았는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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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exico @the independent – 08/29/2009

음악을 그리고 그림을 노래하는 살바도르 듀란 Salvador Duran. 기타 하나 들고서 납작한 나무상자 위에서 발을 구르며 노래했다.

salvador duran #1salvador duran #2salvador duran #3

역시 아리조나州 투싼 Tucsan에서 온 세르지오 멘도자 악단 Sergio Mendoza y La Orkesta. 기타, 베이스, 드럼과 건반 그리고 브라스와 살바도르. 젊고도 구성진 라틴 재즈 한마당을 펼쳤다. 멘도자의 하얀 신발과 듀란의 빨간 구두.

y la orkesta #1y la orkesta #2 - sergio mendozay la orkesta #3

칼렉시코 Calexico는 기타치면서 노래하는 조이 번즈 Joey Burns와 듬직하게 드럼치는 존 컨버티노 John Convertino 두 사람이 중심으로 컨트리, 테하노, 락 음악을 섞고 넘나드는 음악을 한다. 뭐 실은 선이 굵으면서도 흥겹고 분위기를 잡기도 하는 편한 음악이다. 다양한 음악인들과 교류하는 밴드가 동향 밴드를 몰고 샌프란시스코로 왔다. 밤 10시에 시작하는 공연은 매진, 인디펜던트에 그렇게 줄이 서는건 오랜만에 보았다. 램찹을 비롯한 밴드들에서도 연주한 폴 니하우스 Paul Niehaus의 페달 스틸 기타는 멋졌다. 트럼펫불고 노래도 하는 제이콥 발렌수엘라 Jacob Valenzuela, 마틴 웽크 Martin Wenk, 베이스치는 폴커 잰더 Volker Zander.

calexico #01 - Joey Burnscalexico #02calexico #03 - Salvador Du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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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ne-away world – nick harkaway

the gone away world 맛이 간 세상, 두 사내가 트럭을 타고 간다. 신무기 ‘보내버리는 폭탄 go away bomb’이 뒤집은 세상, 꿈과 현실이 뒤섞인 가운데 FOX라는 물건이 송유관같은 조그문드 관으로 세상을 감싸고 일상을 버티고 있다.

영원히 딕와시:p로 알려질 딕 와시번 Dick Washburn은 D형 약골(연필모가지 pencilneck)이다. 퇴화한 인류의 경리책임자가 되고싶은 건방진 놈. 고로 그는 B형 약골(테니스 프로급의 인정머리 없는 관료 기계)보다 훨씬 덜 사악하고 C형 약골(골프광에 脫인간 체제의 방정맞은 추종자)보다 조금 덜 악하다. 그러나 M형에서 E형까지(절망의 정도는 다르지만, 영혼을 잠식하는 직업인격을 벗어나고파 비명을 지르는 진짜 인간)의 약골들 보다 분명 더 사악하다. 자신의 치명적 사고를 보고하는 사람이 없듯, 내가 아는 누구도 A형 약골을 만난 적이 없다. A형 약골은 고용된 기계장치에 완전히 흡수된 사람, 개체로서의 존재가 아니다. 얼굴도 냄새도 없고 감지할 수 없는 그들은 야심도 자제도 없이, 인간적인 고려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의,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린다. A형 약골은 단지 임무라는, 논리적인 수순이라는 이유 만으로 고문을 결재하고 핵전쟁의 단추를 누를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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