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ennifer morgue – charles stross

jennifer morgue 스트로스의 잔혹 보관소 the Atrocity Archives 후편 제니퍼 공시장 the Jennifer Morgue.

“충분히 진보한 기술은 마술과 구별할 수 없다” 하인라인이 말했다. 그러면, 마법을 진보한 기술로 다루어도 먹힐까? 세기말 돌아온 오컬트와 첩보물을 엮어보면 어떨까?

영국의 ‘세탁소 the Laundry‘와 미국의 ‘검은방 Black Chamber‘의 합동작전에 말려든 밥 Bob Howard. 뇌쇄적인 파트너 라모나 Ramona는 보기와 다르다. 거부 빌링튼 Billington은 카리브해에서 무엇을 하는걸까. 아이겐플롯 eigenplot의 비밀은 무엇일까.

첩보원이 된 컴퓨터쟁이 밥의 푸념 속에 정보기술과 냉전시대 첩보전의 숨은 얘기가 똑똑 묻어난다. 플레밍 Fleming의 첩보물을 놀리는건지 즐기는건지 :p 알면서 말해주지 않는 능글맞은 상사와 불끈하는 직원의 묘사는 사무실 얘기에 능한 스트로스답다. 날카로운 통찰력을 장난기로 버무린 굿 한마당.

우리가 취급하는 마술은 모자 속의 토끼나 정원 밑 요정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는게 문제다. 사실 인간은 멀티버스 multiverse 속에 살고 있다. 느슨하게 엮인 우주들, 시공간이라는 양자 거품 저 바닥에서는 연결이 새기도 한다. 우주 간에 유일한 공통의 영역은 바로 수학이라는 관념의 영역이다. 정리를 풀다보면 우리가 있는 동굴의 벽에 손으로 그림자놀이를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대부분의 수학자, 전산학자도) 모르는 일인데, 평행으로 겹치는 동굴에 있는 다른 존재(인간이 아닌 “존재”)도 가끔 그 그림자를 보고 그림자로 답할 수 있다
대략 1942년 이전에는 이공간과의 교류는 운이었다. 불행하게도 앨런 튜링 Alan Turing이 어느 정도 체계를 세웠다. 이어 그의 불행한 “자살”과 함께 안에서 바깥으로 침뱉는게 그 반대보다 낫다는 식으로 정책이 바뀌고 저명한 논리학자들을 모으게 된다. ‘세탁소 the Laundry’는 2차대전 시기 특수작전부 Special Operations Executive 산하기관으로 멀티버스의 찌꺼기들로부터 대영제국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스탈린 Stalin이 농담을 수집하듯(原註:수용소 두개를 채웠다), 세탁소는 우연히 계산 악령학의 원소를 발견하는 전산학자들을 모은다. 6년 전 나는 진짜 깔끔하고 새로운 렌더링 알고리즘을 실험하다 식자들 말로는 “냐베고헵 Nyarlathotep! 튀어!”라는(그외에는 그냥 “튀어!”) 존재를 소환하는 바람에 버밍엄 Birmingham과 중부 대부분과, 울버햄튼 Wolverhampton을 싹 밀어버릴뻔 했다.

제니퍼 프로젝트 Jennifer Project 혹은 글로마 탐사선 Glomar Explorer은 실재했다. 1968년 4월 하와이 북서쪽 750마일 해상에 침몰한 골프2급 소련 탄도잠수함을 건지는 것이 CIA의 목적이었다. 이 지역은 깊이가 14000-17000 피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인양작업 도중 잠수함 선체가 동강이 났지만 일부는 회수했다고 전한다. 대외적으로는 탐사선으로 알려졌던 이 거대한 배의 진실을 구하는 언론의 시도에 CIA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대응을 했다. 이 사건이 그 전통의 시작이었다나.

짐 베인의 우주 Jim Baen’s Universe에 실렸던 소품 뚜쟁이 PimpfHalting State로 가는 징검다리같기도 하다.

후기인 스파이 황금시대 The Golden Age of Spying에서는 플레밍과 본드 연작의 얼개, 숙적 블로펠트 Blofeld와의 가상 인터뷰 그리고 러브크래프트風 세계관을 강변하고 있다. 다 옮기자니 조금 길고, 넘어가기는 아쉬우니 맛만.

“…플레밍이라는 친구 SPECTRE가 ‘Special Executive for Counter-intelligence, Terrorism, Revenge, and Extortion 反첩보, 테러, 복수, 갈취를 위한 특별집행위원회’라니 말도 안되는 헛소리지! 범죄집단이 그렇게 뻔한 이름을 짓는단 말이오? 파리에 소재한 비영리 자선단체답게, SPECTRE는 사실 불어로 ‘Société professionelle et éthique du capital technologique réinvesti par les experts 기술적인 자본투자 전문가들의 윤리적인 직업회의’란 말이오. 파격적인 신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벤쳐투자자들이지, 상업적인 우주여행, 핵에너지, 항생물질 등. 설익은 테러리스트 집단이 아니라오! 그러나 우리가 영국항공회사, 석탄채굴업계, 대영화학그룹 같이 비효율적인 독점 공기업에 위협이 되었다는 것은 아실게요.”
블로펠트는 말을 멈추고 신중하게 차를 홀짝인다.
“여러가지로 우리는 시대를 앞서 있었소. 나중에 주류가 된 사업방식을 개척했지. 제임스 골드스미스경 Sir James Goldsmith, 로날드 페럴맨 Ronald Perelman, 칼 아이칸 Carl Icahn 모두 우리를 보고 배운거요. 그때는 공산주의가 서방에 미칠 힘이 없어 더 쉬웠겠지. 외딴 섬에 콘트리트 벙커를 짓고 비싼 안전요원을 잔뜩 고용할 필요가 없지! 그래요, 그건 보기에 안좋지, 모를것 같소? 하지만 벙커와 격리된 밀림의 로켓발사 기지 말이오. 아리안에스파스 Arianespace 보면 되오! 정부관료들이 할때는 괜찮고, 성실한 사업가가 우주발사대를 만들고, 언론과 외국정부의 방해자들을 막을 안전요원을 고용하면 세계안보에 위협이라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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