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sible Sun – Charles Stross

찰스 스트로스의 평행우주/대체역사/경제 SF 상업왕족 시리즈의 마지막, 보이지 않는 항성 Invisible Sun을 읽었다.

에릭, 그 아이를 잡아, 산채로. 그럼 나는 세상을 움직일 지레를 갖게 돼.

전편 다크 스테이트에서 시작된 사건들이 진행되어 위기가 고조된다. 주인공 리타는 생모 미리암이 있는 신미연방과 모국인 미국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운데 이중 스파이로서 이쪽저쪽 일을 한다. 언제까지나 균형을 잡고있을수는 없는 신세. 쿠데타가 일어나자 선택을 할수밖에 없다.

에라스무스의 경험상 혁명에는 열성분자 집단 사이의 나쁜 경쟁을 야기하는 문제가 있었다. 통치를 잘해서 장점을 증명하는 일은 힘들고 시간이 걸린다. 반면 대중을 먹여살리고자 사상적인 순수성에 타협하는 자를 쏘아죽이고 충성심을 보여주기란 쉽다.


SF에서 머나먼 우주는 지금 이곳과 다른 세상이다. 주인공이 그곳으로 가려면 빛보다 빠른 FTL 로켓이나 있어야하니, 평행우주나 대체역사는 부담이 덜한 차선쯤 되겠다. 그렇게 Family Trade로 시작했던 상업왕족 이야기가 3부작으로 세번째, 아홉번째다. 기술수준의 격차를 써먹는 경제적 관점에 권력을 다투는 정치적 관점, 그리고 패권의 얼개를 짚는 역사적 관점이랄까. 이질적인 하이브라는 적대세력의 등장은 다소 이질적인 해결책이긴 하다.

법치주의 공화국, 여기의 독일, 미국이나 신연방 같은 나라는 모든 일이 저마다의 가치에 따라 합법적으로 결정된다는 시늉을 하려고 해요. 유전이나 태생, 동문 같은 것과 무관하다고 믿고 싶어하지요. 태양을 따라 도는 행성들 처럼, 모든 일이 예측가능한 경로를 따라 질서정연 해야하는 법이지. 그러나 이상과 개인적인 충성의 충돌은 조직 전체를 뒤틀어놓아요. 마치 보이지 않는 항성이 태양계를 지나면서 그 중력이 궤도를 잡아당기고 대혼란을 야기하듯이. 가문의 권력이 충분히 강하다면(리타네 처럼) 자기도 모르게 숨은 영향력을 휘둘러 보이지 않는 문명과 세계를 충돌시킬수 있어요.

결말이 거의 최선으로 느껴지지만, 팬데믹이 시달린 마음에는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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