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 Spike Jonze

세심하게 고려한 디자인으로 들어찬 스파이크 존스의 영화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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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빼어나다. OS 사만다를 맡은 스칼렛 조핸슨의 목소리는 처음에 어색하고 과하다. 그러나 우울한 주인공 시어도어의 관성적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그래야 했을지도.
인공지능 OS, 외로운 주인공, 일종의 싱귤래리티를 유려하게 그려내어 흥미롭다. 미니멀한 나무액자 컴퓨터는 근사하지 않은가. 작은 화면을 보고 혼자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지나는 계단 풍경은 요즘 도시에서 흔히 보는 것.


세월 만큼 많이 다르지만 소재나 음악면에서 80년대 영화 Electric Dreams 생각을 않을 수가 없다. 소설 Virtual Girl도 떠오르고. 소프트웨어의 변화, 성장과 인간의 상호작용이라는 면에서는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도 비교할 수 있다.

긱 내지 덕후로 나오는 에이미 애덤스는 좀 어색하다. 기판이나 케이블은 고사하고 자판을 두들기는 일도 없는 인터페이스는 화려하지 않아서 더 두드러진다. 일을 하는 수단을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게 담아내는 인터페이스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영화가 포착한 현대인의 생활에 관한 관찰이 드러나는 장면 장면이 꽤 인상적이다. 참조할 수 있는 텍스트로도 유용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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