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 Sparks – Jonathan Dayton, Valerie Faris

꼬마 미스 썬샤인을 만들었던 부부 감독 조너선 데이튼과 발레리 파리스의 영화 루비 스파크스 Ruby Sparks.


젊은 소설가 캘빈은 첫 소설로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만 그 후 글을 쓰지 못한다. 내성적인 얼굴의 폴 데이노가 연기하는 그는 비사교적이고 우울하다. 피츠제럴드의 이름을 딴 강아지 스코티와 사는 집은 하얀 종이 처럼 비어 보인다. 친구도 애인도 없는 그에게 정신과 의사 로젠털 박사가 개를 산책시키다 만나는 사람, 싹싹하지 않고 낯가리는 스코티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사람을 글로 써보라는 숙제를 준다. 못쓰면 더 좋다?! 그리고 그 숙제가 현실로 나타나는데, 그건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영화 속의 루비는 젊고 엉뚱하고 발랄하다. 당연하게도 캘빈을 좋아하고, 잘 어울린다. 그러나 캘빈이 원했던 독립된 개체라는 생각은 다른 욕구와 충돌한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집착과 소유, 인정받고 싶은 이기적인 욕구 만 있다면 간단했을지 모르지만, 그 역시 다른 실망이나 싫증으로 이어질지도 모르고. 인물의 묘사는 한두 문장으로 완전할 수도 있지만 서술과 설명에 따라 깊이가 더해지면 생명력을 갖는다. 즉각적인 처방으로 바꿔놓을 수 없다는 것이 캘빈이 얻게 되는 교훈이고, 그렇게 한 걸음 더 성장한다.

피그말리온, Stranger than Fiction, 프랑켄슈타인 등 얘기할 수 있을텐데, 말랑말랑한 면과 어두운 면에 좀 별난 가족을 넣은 것은 전작과 연관이 있을까. 폴 데이노 Paul Dano는 제작에도 참여했고, 루비를 연기한 조이 카잔 Zoe Kazan이 쓴 이야기인데 안토니오 반데라스, 아네트 베닝 등 조연진도 화려하다. 불가사의한 루비의 등장에 타자기를 쓰는건 당연한 클리셰. 캘빈이 루비를 믿지 못하고 당황하는 장면들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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