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h and spectratone international @swedish american hall – 09/08/2008

남쪽 카페 Café Du Nord와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스웨덴홀 Swedish American Hall은 처음 가봤다. 같은 건물이니 그 맛난 저녁을 기대했는데 왠걸, 이층은 ‘홀’, 강당처럼 넓은 공간. 한쪽에서 음료수와 과자를 파는게 전부였다. 맥주도 없고, 애재라.


공연을 시작한 매트 쉬이 Matt Sheehy는 포틀랜드 밴드. 시애틀에서 지척이다. 두 사람이 무대에서 악기를 바꾸어가며 차분한 포크 음악을 들려주었다.

예전미라를 발견, 흥미를 갖고 앨범도 찾고 공연도 보았다. “더불어 살아요 Share This Place”도 그러던 중 구했으나 여러번 듣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공연은 좋았다.


스펙트라톤 인터내셔널. 뭐 좀 거창하게 다국적인 느낌의 이름이다. 첼로를 켜는 로리 골드스턴 Lori Goldston, 타악기 제인 홀 Jane Hall, 어코디언 카일 핸슨 Kyle Hanson, 우드에 케인 마티스 Kane Mathis.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마땅히 떠오르지 않다가 늦은 저녁을 먹고나니 나은 낱말이 떠올랐다. 달인.


두 눈이 초롱초롱 모범생의 흔적을 보여주는 미라는 노래를 쓰고, 부르기도 잘 한다. 망가지지 않고 겉멋들지 않은 음악인의 자세가 훌륭하지만 좀 심심한데, 다른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하면 빛을 발한다. 음반으로만 접한 검은고양이 관현악단도 그렇게 좋았고, 이건 취향과 친교의 문제다. 평소에 어떤 음악을 듣느냐는데 답이 재미있다. 수단 음악, 라디오, 독립 이후의 아프리카 팝 등 독특하다.


2007년에 나온 “더불어 살아요”는 개념을 잡고 몰입(이 낱말 이제 좋지 않다) 아니 탐구해보는 컨셉 앨범이다. 여름 한 철 아이와 흙 가까이에서 곤충을 보고 이야기하다 파브르의 곤충기, 그 시적인 예술성에 감동한 골드스턴의 생각이란다. 스티븐 킹을 조금 닮은 핸슨,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곡을 만들고 미라가 노래말을 붙였다.


그리고 브리타 존슨 Britta Johnson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그래서 멀티미디어 공연이 완성. 하늘에는 반달이 떴지만 추석도 멀지 않았다는듯 무대 위에는 동그란 스크린이 떠있고, 도시락 컴퓨터 맥미니가 그 영상을 쏘았다.


일찍 기다리는 팬들이 좀 있었으나 비어있던 공연장, 지하보다 넓은 공간이 나중에 보니 거의 다 찼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보아요. 수줍은/게으른 학동들에 답답해 하던 미라 선생님의 수업 :p 호랑나비, 매미, 개미, 파리.. 그리고 쇠똥구리, 희미하지만 곤충기의 기억이 난다. 마티스의 중동 악기 우드는 새로운 발견이었고, 골드스턴의 첼로는 멋졌다. 어코디언에서 첼로, 우드로 넘어가고 노래와 함께 북이 어우러지고 어디서 어떻게 가는지 끊김이 없더라. 탬버린이 그렇게 섬세한 악기가 되는 건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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