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ken – China Miéville

작년에 나온 차이나 미에빌 China Miéville의 소설 크라켄 Kraken.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 다윈 센터 Darwin Center에 변고가 생긴다. 오징어박사 빌리 해로우 Billy Harrow가 맞닥뜨린 왕오징어 아치 Architeuthis 실종사건.

심해에서 올라오는 미지의 생물, 그 권능을 믿는 종교가 있는데 과연 오징어 납치범은 누구인가. 세상의 종말이 그렇게 가능한걸까.

런던 같은 도시에서…
정지: 도움이 안되는 생각인데, 런던 같은 도시는 없으니까. 그것이 요점이다.
런던은 죽은 믿음이 출현하는 묘지다. 도시와 풍경. 봉건주의 위에 놓인 시장. 채집과 수렵 그리고 약간의 타자성, 그렇지만 빌리가 사는 세상은 영향력의 구역, 신정 공국, 영지를 놓고 영주와 조폭이 노려본다. 누가 누구를 알고, 무엇을 허락하며, 어디로 어떻게 갈지 기름칠을 하는가 하는 문제다.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에 수수께끼가 이어지고 위협과 공포, 말도 안되는 살육에 도망가는 학예사의 오컬트 2.0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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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Mountain Bound – Elizabeth Bear

고난의 에다 둘째권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신화와 미래 사이, 빛의 전사들과 발키리들이 싸우고 종말을 맞은 사연.

빛의 전사 Einhajar의 수장 스트리프비욘 Strifbjorn과 회색늑대 밍건 Mingan의 금지된 사랑. 삼각관계와 함께 무지개 목걸이를 한 헤이테 Heythe가 등장한다. 신들의 전쟁으로 파괴된 세상을 떠나왔다는 그녀는 예언 속의 여신일까. 기만과 의심, 혼돈과 파괴 속에서 깜박이는 촛불같은 인간의 영혼을 마신 천사의 검은 검고 탁하게 변한다.

옳지 않은줄 안다. 내게 어울린다. 나는 더럽혀졌다. 늑대에게는 사악함이 없다. 오직 필요와 희열, 그 둘을 충족하기 위한 싸움이 있을 뿐이다. 죄악과 죄악을 탐함은 인간의 일이다. 늑대가 아니라, 인간과 괴물을 위한 것.
헤이테가 면도날 같은 손길로 내 뺨을 쓰다듬는다. 너무 날카로와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 고통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진실은 내 안에 아무 것도, 허기와 진공 밖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통이 왔을 때, 그것은 위안이요 침묵의 노래가 된다. 나를 지상에 묶어 두는 유일한 고통은 클수록 더 좋다. 내게 과분한 고통의 쾌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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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e Windwracked Stars – Elizabeth Bear

엘리자베스 베어의 고난의 에다 The Edda of Burdens 첫 권.

북유럽 신화는 어둡지만 묘한 매력이 있다. 죽고 죽이는 싸움이 벌어진 세상의 끝. 산 자의 생명을 취해 더럽혀진 자들도 천사들도 쓰러졌지만 배신자 회색 늑대는 보이지 않는다. 눈으로 덮인 주검들 사이에서 도망갔던 천사 뮤레 Muire의 마지막 기적이 聖獸 발라벤 valraven 카시미르 Kasimir를 되살린다.

“And all the windwracked stars are lost and torn upon the night
Like candleflames they flicker, and fail to cast a light.
To begin with there was darkness, darkness, Light, and Will
And in the end there’s darkness, darkness sure and st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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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k country – william gibson

오랜만에 윌리엄 깁슨 William Gibson의 책을 읽었다. 2007년에 나온 스푸크 컨트리 Spook Country, 유령 국가.

컬트 밴드 커퓨 the Curfew의 멤버였던 기고가 홀리스 헨리 Hollis Henry는 노드 Node라는 정체불명의 미발간 잡지의 청탁으로 L.A.에서 위치 미술 locative art을 탐사한다.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를 이용한 발상이랄까.

“정말 우리는 몰랐어. 그냥 끝난거야.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지만, 본질적인 선에서 끊어져 버렸어. 고통스럽게 뻔했지. 그래서 그만둔거야.”

뉴욕에 사는 중국계 쿠바인 티토 Tito는 일종의 심부름꾼인데, 정보조직과 연이 닿은 가계가 하는 일은 비밀스럽다. 곡예처럼 도심을 넘나드는 프리러닝 free running도 하는 그가 묘사하는 아프리카 혼합종교 산테리아 Santeria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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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ll zero three – greg bear

화자인 나, 선생 Teacher는 꿈 속 시간 dreamtime의 기억을 가지고 깨어난다. 순간순간이 수수께끼. 알수없는 요소 Factor는 생명체일까, 로봇일까. 오고가는 중력의 물결과 냉한의 주기. 짜릿짜릿한 위험과 모험은 게임이나 영화 같다.

나는 게임의 규칙을 깨닫기 시작한다. 내 속 어딘가에는 체득하지 못한 지식이 있다. 경험, 관찰, 그리고.. 죄책감의 조합 만으로 풀 수 있다. 트라우마. 실패를 통해서 나는 배울 것이다. 그런 논리라면, 죽음을 통해서는 배울 것이 많겠지.

공책을 이야기하는 소녀와 별나게 생긴 존재들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나는 조금씩 배우고 기억해낸다. 어른이 되어 깨어난 나는 아마 원본이 아니다. 내가 있는 곳은 어떤 배, 심하게 망가진 우주선이다. 사는 것도 문제고 왜 사는지 알아내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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