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한 작가 코리 닥터로우의 소설 베즐 the Bezzle을 읽었다.
주인공 마틴 헨치는 프리랜서 범죄과학 회계사 forensic accountant, 빼돌리고 숨긴 돈을 찾는 일의 전문가다. 회계장부, 스프레드시트 사이로 사라진 돈을 찾으면 25%를 받는다. 목돈이 생기면 세금낼 돈을 떼고 일부 저축하면 한동안 쉰다. 일하지 않아도 될 부자는 아니지만 꽤 좋은 처지.
배경은 닷컴 버블 후 2006년. LA 근처 카탈리나 섬에 있는 작고 예쁜 마을 아발론. 친구 스콧의 초청으로 섬을 방문한 마틴은 이곳저곳을 구경한다. ‘범죄가 없고’, 패스트푸드가 없는 곳. 섬 사람들에게 육지에서 가져온 버거, 프라이가 별미 취급을 받는다. 냉동 버거가 거래되는 지하경제가 있을 정도로. 얼핏 해로울 것 없을듯한 다단계 조직이 섬 사람들을 빚쟁이로 만들고 있음을 지적한 마틴은 호텔에서 일하는 안토니오가 버거 조직 프라이 가이즈를 넘어뜨리는 일을 도와준다.
“SPAC은 2단계 구조의 주식이야. 보통사람들에게 파는 10불짜리 주식은 ‘우선주 preferred shares’. 청산시 우선, 회사가 도산하면 먼저 받지. 그러나 창업자들이 소유하는 ‘복수의결권주 voting shares’는 우선주가 한표 행사하는 동안 열표를 행사해. 합해서 우선주는 의결권의 40%에 불과하므로 10불짜리 주주들이 모두 찬성해도 창업자들은 거부할수가 있지.”
“아, 그거 구글 사기네.”
초거부 ultra-wealthy 들의 놀이터에 뛰어들어 훼방을 놓은 마틴과 스콧은 예상하지 않았던 고난과 위기에 빠져들고 된통 혼난다. 원하지 않았던 모험에서 감옥의 시스템에 대해 알게되고, 실리콘밸리 회사들의 어두운 면도 보게 된다. 스티븐 브루스트의 탈토스 소설에 대한 적확한 감상도 나온다.
“그 말은 ‘횡령 embezzlement’에서 나왔어. 갤브레이스 Galbraith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 베즐 bezzle의 정의가 훌륭해서 기억하고 있지. ‘범죄가 일어나고 나서 발견될때까지 몇주, 달, 년’의 시간이야. 횡령자가 수익을 취하고 당한 사람은 손해를 모르는 기간이지. 정신적인 부가 늘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