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pie – Neill Blomkamp

닐 블롬캠프의 영화 채피 CHAPPiE.
전반적으로 혹평이 많은 영화인데, 트위터에서는 긍정적인 감상이 적지만 끊이지 않아 궁금했다.

chappie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 요하네스버그가 무대, 무질서와 폭력이 일상적인 게토는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 9과 유사하다.
총격을 견디는 보호장갑으로 무장한 보행로봇이 경찰에 투입되자 큰 성공을 거두고 로봇을 만든 엔지니어 디온은 회사 테트라발에서 인정을 받는다. 2족 보행로봇이라는 선택은 좀 묘하지만, 위험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해 총탄을 받는 로봇경찰의 효과는 그럴듯 하다.

디온의 성공 한편에 중장갑 병기 MOOSE 프로젝트를 붙잡고 있는 빈센트가 있다. 무스는 로보캅에 나왔던 ED-209를 꼭 닮았는데, 근육질의 휴 잭맨이 연기하는 빈센트와 비슷한 이미지. 말라깽이 같은 경찰로봇과 닮은 디온은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을 만드는데 몰두한다.

그 사이에 멍청하지만 과격한 갱단이 등장한다. 디 안트워드 Die Antwoord의 닌자와 욜란디. 7일 만에 거금 2천만 랜드를 구해야 하는 이들은 로봇을 써서 절도를 할 요량으로 인공지능을 시험하려는 디온을 납치한다.


한때 인공지능이 인기였던 때가 있었으나, 요사이는 그 한계와 현실을 다들 받아들인다. 인간처럼 작동하는 지능을 만들기 보다 지능처럼 문제를 풀어내는 기술을 추구하는 편이 쉽다는 얘기랄까. 무제한의 전능한 지성은 영화에서 제대로 묘사하기도 어렵다. 학습하는 기계라는 개념도 오래되었으나 디온의 채피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니까. 개발과 테스트는 영화에서처럼 절차나 규정을 피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성공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빈센트에 비하면 사춘기 소년같은 데브 파텔은 개발자 디온 역할에 어울린다. 아이처럼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채피와도 잘 맞는다. 결말에서 더.

디 안트워드의 랩이 줄곧 이어지는 음악은 무대가 전형적인 미래도시가 아니라 남아공SF라는 점을 상기한다. 좀 건조한 색감의 영상도 같은 효과를 주는데, 일러스트 같은 강조가 덜해서 현실적이고 일상적이다. 의식을 추출하고 옮기는 과정이 90년대 영화 마냥 간단해서 성의없다고도 하는데, 세상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인간의 의식이란게 그 정도 대우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샬토 코플리가 채피의 음성을 맡았다. 에일리언의 여전사였던 시고니 위버가 회사 CEO 역할, 이제 SF영화의 카메오역이 익숙하다.

디 안트워드를 잘은 몰라도 들어봤던 탓도 있고, 윌리엄 깁슨 등 트위터 스트림의 호평 탓인지 영화는 괜찮다. 헐리웃 SF대작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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