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 꿈을 꾸는 지로 Jiro Dreams of Sushi는 도쿄 지하철 상가에 자그마한 초밥 전문점을 운영하는 오노 지로 Jiro Ono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팔순의 노인이 날마다 출근하고 큰 아들 그리고 직원 몇 명과 함께 일한다. 엄격하고 까다로운 지로는 자기 자신에게도 그렇다. 미슐랭 가이드에 별 셋을 받은 초밥집이지만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된 일에 하루 만에 그만두는 사람도 있었다는데, 무술 도장 같은 도제 시스템은 힘들고 10년은 들여야 기본이 된다. 10년이 되어야 달걀 초밥을 만든다는 것이 의외.
직업에 진지하고 최선을 다하면 잘하게 된다는, 지나간 시대의 규범과 윤리를 말하는 지로는 과거의 사람이다. 어려서 혼자 세상에 던져진 그는 그렇게 최선을 다했고 미련이 없어 보인다. 재료를 고르는데 정성을 기울이는 그와 아들을 통해서 영화는 어시장 그리고 그들과 비슷한 사람들을 비춘다. 수십 년 전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꼭 나쁘지는 않다. 바깥 세상에 눈을 돌릴 여유없이 자신의 일에 공을 들이고, 성공하고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긍정적이고 감동적이기도 한 이야기다. 그런 일이 가능했던 시대에 대한 향수는 위안이 되지만 현실은 지로가 살아온 시대와는 다르다.
일본에서는 일종의 인간문화재인 모양인데, 담담하고 건조한 다큐멘터리 형식이 서술에 어울린다. 감독 데이빗 겔브의 서두르지 않는 꼼꼼한 영화에 요리비평가 야마모토 마스히로의 해설이 보충 역할을 한다.
생선을 먹지 않는 내게도 근사하게 보이는 요리들. 시장에서의 참치, 주방의 꼼꼼한 준비과정과 완성된 음식을 레드원으로 찍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