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e Mountain Bound – Elizabeth Bear

고난의 에다 둘째권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신화와 미래 사이, 빛의 전사들과 발키리들이 싸우고 종말을 맞은 사연.

빛의 전사 Einhajar의 수장 스트리프비욘 Strifbjorn과 회색늑대 밍건 Mingan의 금지된 사랑. 삼각관계와 함께 무지개 목걸이를 한 헤이테 Heythe가 등장한다. 신들의 전쟁으로 파괴된 세상을 떠나왔다는 그녀는 예언 속의 여신일까. 기만과 의심, 혼돈과 파괴 속에서 깜박이는 촛불같은 인간의 영혼을 마신 천사의 검은 검고 탁하게 변한다.

옳지 않은줄 안다. 내게 어울린다. 나는 더럽혀졌다. 늑대에게는 사악함이 없다. 오직 필요와 희열, 그 둘을 충족하기 위한 싸움이 있을 뿐이다. 죄악과 죄악을 탐함은 인간의 일이다. 늑대가 아니라, 인간과 괴물을 위한 것.
헤이테가 면도날 같은 손길로 내 뺨을 쓰다듬는다. 너무 날카로와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 고통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진실은 내 안에 아무 것도, 허기와 진공 밖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통이 왔을 때, 그것은 위안이요 침묵의 노래가 된다. 나를 지상에 묶어 두는 유일한 고통은 클수록 더 좋다. 내게 과분한 고통의 쾌락이다.

늑대 밍건, 전사 스트리프비욘, 사가 뮤레 Miure. 이 세 시점을 번갈아가며 빛의 타락과 종말이 찾아든 이야기를 전한다. 힘과 욕망, 비이성적인 충돌과 파멸. 북유럽 신화의 어두움과 비극적인 숙명을 복잡한 갈등과 애증으로 그려낸다. 금지된 사랑과 꺾인 갈망, 굴복과 배신이 담담한데 소녀같은 뮤레의 사연이 애절하다.

신화가 가진 세월의 신비는 없더라도 중첩된 맥락에 숨겨진 의미가 흥미롭다. 쉬이 읽히지는 않지만 흡족한 이야기의 결말이 전편의 처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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