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rus – mark duplass, jay duplass

굴 속으로 기어들어가 이혼을 당하고 이제 전처의 재혼 소식을 듣는 존의 등장은 남사스럽다. 전처 제이미와 약혼자의 성화로 사람 모양을 하고 파티에 간 존은 내키지 않는 사교를 시도하고 실패한다. 자포자기하여 취하고 실수를 연발하는 도중에 그를 무시하지 않는 몰리를 만나는데, 잘 될까.


이른바 ‘멈블코어’류의 영화를 하는 듀플러스 Duplass 형제의 싸이러스 Cyrus는 올해 SXSW 2010에 소개된 작은 영화다. 존 C.라일리 John C. Reilly가 망가졌지만 귀여운 데가 있는 중년 이혼남 존을 연기했다. 캐스팅이 영화의 분위기를 말해준다. 싸이러스 Cyrus역의 조나 힐 Jonah Hill의 연기가 그와 호흡이 맞는다. 망가진 남자를 포용하는 역할에 익숙한 마리사 토메이 Marisa Tomei는 사랑스럽지만 약간 어긋난 연기로 몰리 역에 명암을 준다. 정상적인 세계의 보루, 전처 제이미 역의 캐서린 키너 Catherine Keener의 연기는 자연스럽다.

어머니와 아들, 외간남자의 삼각관계(?)는 ‘사랑방손님과 어머니’를 비롯해 수도 없이 다루어졌다. 매끈한 헐리웃풍이나 신파가 되기 싶다. 재미있는 것은 인물들이 무척 얕다는 것. 존이나 몰리 모두 간략한 스케치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효과적인 배우 선택과 연기로 영화는 작동한다. 카메라 ‘줌’으로 덜컥거리는 화면이 신경쓰이긴 하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고 사람들은 괴상망측한 면을 안고 있다. 그러나 아름답고 성공한 사람들만 살수는 없는 법. 음수를 곱해서 양수가 나오듯 하지는 못하더라도, 매끄러운 영화와 현실 사이의 실험은 흥미롭고 환상의 고도가 낮다. 트레일러는 영화보다 좀 매끄럽다, 주의하시라.

어머니를 독점하려는 다 큰 아들과 그녀를 막고 있는 그 아들이 미운 남자. 좀 삐딱한 두 관계를 어색하고 솔직하게 버무린 작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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