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책은 어디에?

전업작가로 거듭나기까지의 역정을 최근에 간추렸던 찰스 스트로스. 컴퓨터 잡지 기고 시절의 기억이 블로그로 이어졌다. 내 짐작에 Guesswork. 껑충껑충 추려보자.

스티브 잡스 曰, “500불 짜리 컴퓨터를 어떻게 만들라고.”

유닉스 계보상 맥 신도로 분류될 수 있을 스트로스. 그는 애플 브랜딩과 BMW의 비교를 이해한다. 그리고 신기종 1.0을 멀리할 것을 충고한다.

그리고 이제 애플 넷북/태블릿 소문. 오스본 효과를 몸으로 아는 잡스가 비밀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화면부품을 잔뜩 주문하면 표가 나는 법. 수 년 간의 소문에 중국 기업 폭스콘 Foxconn 직원의 자살 사건이 일어났다. 두 달전에 새로 나온 아이폰이 개비될리는 없고, 이게 뭐냐 하는 추측이 난무하는데..

맥 넷북이 나오지 않을 이유. 첫째, (적어도 애플의 관점에서) 맥북과 아이맥 매출을 깎아먹는 일이다. 둘째, 잡스가 옳다. 500불 짜리 컴퓨터에서 애플 운영체제 OS X을 돌린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해봤고, 안다. 넷북이란 저출력 CPU와 통합 그래픽 칩셋으로 만든 것이라 애플 고객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경험을 줄 수가 없다. 넷북에서 OS X은 비스타처럼 엉금엉금.

한편으로는 조짐이 보인다. 애플은 근년에 반도체 디자인 회사 P.A. 세미를 인수했다. ARM 개발에 진지하고 신형 아이폰 3GS에는 코텍스 A8을 쓴다.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는 사실 ARM에서 돌아가는 OS X이다.

내 생각으로는 아마 아이팟 터치 HD같은게 나올 것이다. 10인치 터치 스크린에 넷북의 1024×600보다 애플다운 1280×800. 아이폰 운영체제에 다른 인터페이스. 촉각 반응하는 화면 자판(디자인으로 본다면야)이나 일종의 진짜 자판. 아마도 확실히 3G 인터넷. 800불을 말하는 이도 있고, 보조금에 데이터 요금제 끼우면 300불이라고도 한다.

이걸로 뭘 하냐하면, 웹도 보고 이메일도 본다. 음성통화 말고 지금 아이폰에서 하는 것들 전부.

이북/전자책으로 애플이 아마존 킨들과 붙을거라는 소문도 있다. 별로. 우선 전지 지속시간과 야외 가독성에서 전자종이/이페이퍼에 상대가 안된다. 둘째로, 전자책 시장은 아직 익지 않아서 매출은 크지 않고 계약은 복잡하다. 영화계보다 더 소극적인 출판업계를 상대하려면 애플의 법무부서는 골치가 아플게다, 게다가 보상은 훨씬 적다. 그러나, Ereader, Stanza, Kindle 등 아이폰에서 돌아가는 전자책 프로그램은 넘쳐날 것이다. 밖에서 읽지만 않으면, 그보다 더 좋은 전자책 기기가 있을까?

그러나 진정한 킬러는 게임이다.

현재 게임 플랫폼은 크게 세가지. PC나 맥, 전용 콘솔(X박스360/PS3/위), 휴대기기(DSi/PSP/아이폰). 아이폰? 그렇다. 특히 3GS의 그래픽과 위치센서는 게임 플랫폼으로 부족함이 없다. 아이튠즈 가게에서 게임 잘 팔린다. 수치상으로 아이폰/아이팟 터치는 소니와 닌텐도 기기와 맞수는 된다.

지금 없는 것은 휴대하기 편하면서 전용 콘솔이나 PC에서 보는 고해상도 화면을 다 가진 기기다. 10인치 멀티터치 애플 태블릿은 출력도 충분하고 WOW나 EVE 온라인 같은 MMO 하기에도 괜찮을 것이다. 현재 휴대 게임기보다 더 강력하고, 이 모든 것을 트레이드판 페이퍼백 크기와 무게에 넣는다. 노키아 웹 태블릿 같은 MID, 세상 사람들이 들어가려 애쓰는 틈새 시장은 잊으시라. 이 놈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름의 시장을 뜯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랬더니 캐롤의 트위터가 한술 더 뜬다.
킨들, 넷북, PDA, 스마트폰 다 필요없다. 소니 W가 부러울소냐. 이런 책 나온다면.

불어 못 알아들어도 내용은 이해가 된다. 신상 아니라 新書에 환장하는 모습은 묘하게 향수를 자극한다고 할까, 홍보물같은 과장도 뭐 밉지는 않다. 가능할까 아니면?

4 thoughts on “21세기의 책은 어디에?

  1. 책은 때때로 그 자체로서 전시 혹은 과시의 기능을 가지는데, eBook의 경우 이 기능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 전시나 과시는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의 책이나 지금의 고서처럼 희소성을 지닌 경우 클겁니다. 내용 자체 이상의 가치를 찾는 희귀본 시장은 어느 정도 이어지지 않을까요.

  3. Pingback: 결국 종이책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가 될까? | 혜민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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