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urt locker – kathryn bigelow

전쟁은 독하다. 전쟁은 마약이다. War is a drug.

고통의 상자 The Hurt Locker캐서린 비글로우의 이라크 전쟁영화다. 폭력과 위험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감독, 폭발물처리반과 함께 이라크전을 취재한 작가 마크 보알 Mark Boal. 중동에서 촬영한 영화에는 이라크 피난민 배우들도 등장한다.

the hurt locker

두꺼운 철판으로 둘러싸인 험비, 원격조정 로봇, 첨단 장비도 폭발물 제거의 위험을 차단할 수 없다. 미군의 월등한 화력이 이라크를 손쉽게 평정하지 못한 것처럼.

제임스는 폭발물처리 전문가. 사지로 몸을 던지는 순간에도 그의 손은 침착하다. 그의 무모한 행동은 동료를 난감하고 위험하게 한다. 무책임하고 아슬아슬하지만 함께 위기를 넘기는 가운데 술과 주먹 너머로 전우애가 보일듯 하지만, 영화는 감정에 기대지 않는다. 당위를 역설하거나 주장하지도 않는다. 입대자원 홍보물이나 ‘배달의 기수’도, 전쟁영웅담도 아니다. 역설적이지만 영화가 묻지 않은 것을 묻게 된다. 저 사람들은 왜 저 곳에서 고생을 하나?

폐허가 된 거리와 낯선 언어, 읽을 수 없는 눈빛은 적의일 수도 있다. 버려진 차량 속에, 돌 무더기와 자루 속에 폭발물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 목숨을 내맡기고 하루하루 주사위를 던지면서 날짜를 지운다. 뇌관을 제거하듯 적의와 긴장을 풀고 끊을 수 있을까. 제임스의 침대 밑에는 고통의 상자, 죽을 뻔 했던 순간의 기념품들이 담긴 끔찍한 물건이 있다. 평범한 스위치, 건전지와 전선 나부랭이들.

소년의 시신에 채워진 폭발물에 제임스는 꼭지가 돌아버린다. 전쟁의 비극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 되풀이 되는 악순환을 끊으려는 결심은 불운한 결과를 낳고 다른 순환으로 이어진다.


제임스는 중독된 사내, 헤르초크가 흥미를 가질 것 같은 인물이다. 전쟁의 위험과 긴장을 다시 찾는 그를 제레미 레너 Jeremy Renner가 훌륭하게 연기했다. 제임스와 갈등을 겪는 샌본 역의 앤소니 맥키 Anthony Mackie의 연기도 좋다. 거칠고 강한, 현장감이 뛰어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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