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간 호텔 유타, 낯선 동네는 아니다. 바 구석에 자리잡은 무대는 자그마해서 미국인들이 아늑하다고 할 정도, 말이 좋아 cozy.
유령과 현 Ghosts and Strings은 포스트락 밴드. 기타/보컬, 키보드/베이스, 기타, 바이얼린 이렇게 드럼이 빠진 4인조가 올랐다. 빡빡머리 데이빗 몰리나 David Molina가 중심인 모양이다. Los Veneremos라고도.
Honeybody Moonbee는 에밀리 리츠 Emily Ritz의 프로젝트. 코트니 니콜 Courtney Nicole과 함께 했다. 우쿨렐레 하나 갖고 노래하다 흔드는 달걀도 나왔다. 독특한 목소리의 개성이 빛나는 묘한 가스펠.
구겐하임 그로토 the Guggenheim Grotto는 아일랜드 밴드. 3인조에서 둘로 줄었나보다. 두번째 앨범 행복한 남자 happy the man를 내고 단 둘이서 미국을 차로 돌고 있다고. 면허 없는 케빈 Kevin May 덕에 운전은 믹 Mick Lynch 혼자라지만.
기타를 치고 발로 박자를 잡은 믹의 목소리가 조금 낮고 남성적이라면 건반에 앉곤 한 케빈은 높고 감정 표현에 나았다. 선율과 화음이 아름다운 소박한 팝. 아일랜드 출신 답다고 해야할까. 단 둘이 단촐하게 불러도 좋았다. 손발이 들어맞는다. 새 앨범은 소리가 깔끔하고 선명하다. 좀 더 매끄러운 팝. 첫 앨범의 풋풋한 수더분함이 아쉽기도 하지만 나쁜 변화는 아니다. 표지 등은 케빈의 솜씨다.
믹이 발로 장단을 맞추던 장비는 처음 보았는데, 나무로 만든 발판에 픽업이 달리고 전선을 연결해서 소리를 잡더라. 나오는 길에 담배를 피러나온 믹과 악수를 했다. 사진 잘 나오면 좋겠다고 했는데, 워낙 어두워서 어렵다.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동네 팬 앤드류 아저씨가 도와주며 앨범도 팔더라, 싸지는 않았다. :p
어느 술집에서 레너드 코헨의 낙서를 보고 슬쩍한 구절을 후렴으로 썼다는 오, 니키타 oh Nikita는 음반으로 들으니 더 괜찮은데 유튜브에는 없다. 아, 낙서의 이름은 니키타는 아니었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