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마약 그리고 블로그 – 아티스트 2.0 ?

nytsex, drugs and updating your blog라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클라이브 톰슨 clive thompson의 글을 줄여 옮겨본다.

조나단 콜튼 jonathan coulton의 예를 보자. 프로그래머를 그만두고 매주 한 곡씩 써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으로 전업 가수의 길을 시작했다. 톰 크루즈도 좋고, 경험으로 알고 있는 끝없는 프로그래밍도 모두 노래감이다. 1년 반 쯤 지나 그의 프로젝트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매일 방문자는 평균 3000 명 이상, 인기곡은 50만 번이 넘게 다운되었다. 일상사를 털어놓는 블로그와 음악에 팬들의 관심도 대단해서 매주 새 노래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주기도 하고, 공연과 기자를 다루는 요령도 조언해준다. 가수와 팬이지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란 얘기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팬들을 만나는 기회는 드물었다. 공연이 끝나고도 기다린 팬들 정도. 그러다 인터넷이 밀려들었다. mtv나 잡지 만이 아니라 친구의 입을 통해, 사이트 주소를 주고 받고 mp3, 이메일, 블로그와 마이스페이스 myspace. 전화기로 찍어올린 유튜브 youtube 동영상. 작년 영국에서 떠오른 아크틱 멍키즈 arctic monkeys가 인터넷으로 성공한 좋은 예다.

1류 스타들은 물론 마케팅과 매체에 의존하지만 소위 ‘인디’ 음악인들의 새로운 세대가 그런 경우랄까. 어떤 경우는 인터넷이 없었더라면 가능했을지도 의문이다. 콜튼의 소득 41%는 노래(디지털), 3/4 정도는 자신의 사이트에서 팔린다. 29%는 cd 판매, 18%는 공연 표를 파는 수익이다. 나머지 11%는 t셔츠, 물론 온라인 포함해서.

그와 같은 아티스트들은 유연한 가격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의 노래 대부분은 공짜로 받을 수 있다. 팬들이 노래를 사는 이유는 그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서다. 캐나다 가수 제인 시버리 jane siberry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유가격 pay what you can’을 고안했다. 노래마다 사람들이 지불하는 평균가격을 함께 표시하면서. 일종의 공정가격이 형성되는 셈인데, 그 결과는 흥미롭게도 한 곡에 $1.30, 아이튠즈 itunes보다 비싸다.

이 현상은 사업모델과 돈에 관한 것 만은 아니다. 인터넷의 가장 큰 영향은 되려 감성적이다. 수천 명의 팬들이 인터넷을 통해 당신과 교류한다는 것은 매일 24시간 무대에 서 있는거나 마찬가지다. 팬들은 이제 당신과 가까운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 일상사에 관심을 갖고 블로그 구절구절을 분석하며, 당신의 대답을 갈구한다. 당신의 사생활이 그 대가가 될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 당신의 말 한마디가 블로그에 떠다닐지 모르니까. 가깝고 친밀한 웹, 블로그 덕분에 더 조심하고 거리를 두게도 된다. 폭주하는 덧글을 감당하다 지치고 서로 상처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분석하는 것은 또 하나의 이점이다. 어떤 노래, 어떤 글에 사람들이 열광하는가. 콜튼은 그 까닭을 찾아 고심하고 그 비밀의 법칙을 재현할 수 있을지 자문한다. 창작의 고립된 자아탐구라기 보다 상호작용, 협력작업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팬들은 곡을 쓰는 당신의 어깨 너머에서 평하고 조언한다. 팬들의 바램을 미리 아는 것은 좋은 일이나,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인터넷/인디에서 1류 스타로 발돋움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그러나 콜튼은 음반사와의 계약은 원하지 않는다. 지금은 직접 하는데 빠져 있다나.

음악하고 글쓰는 사람의 유형이 인터넷으로 인해 달라질까? 아티스트 2.0? j.d. 샐린저처럼 세상에 벽을 쌓고 지낸 사람이나 관객이 두려워 등을 돌리고 노래한 cowboy junkies의 마고 티민스 같은 사람은 어떻게 되나. 구속도 싫고 나서기도 싫은 예민한 사람들은? (티민스도 그건 옛날 얘기이긴 하다)

그러나 블로그를 통해 보듯, 말없고 조용한 사람도 마음에 쌓아둔 얘기들을 토해내지 않는가. 밤낮없이 사진과 일기를 웹에 담아내는 세대에서는 공과 사의 구분은 모호하다 못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the scene aesthetic의 경우가 세로운 세대의 좋은 예일까.

타고난 아티스트 2.0. 두세 시간 즐겁게 팬들의 글을 읽고, 일상에 대한 얘기를 조금씩 올린다. 사람들이 결국 앨범을 사기를 바라므로 모두 공짜로 내놓지는 않는다. 앨범에서 최고의 곡은 아니더라도 귀에 착 달라붙는 ‘완벽한 마이스페이스 노래 the perfect myspace song’를 고르는 귀를 가졌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사업가, 메모광, 심리치료사 group therapist에 정치가의 두꺼운 안면을 겸비하는 것과 같은 일일게다.

2 thoughts on “섹스, 마약 그리고 블로그 – 아티스트 2.0 ?

  1. 글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국내의 인디밴드들도 이런 방식으로 좀 더 살갑게 다가온다면 많은 성장이 있을텐데 약간은 아쉽습니다. 오히려 메이저 기획사의 가수들이 콘서트와 앨범판매, 방송의 위치에서 내려와 작은 행사도 뛰고 회사에서 블로그나 싸이 관리도 해주는 판이니까요. 인디밴드들의 음반을 공연장이나 몇몇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할수 없다는것을 생각해보면 이런 방식의 음원판매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2. Pingback: !wicked » Blog Archive » the guggenheim grotto @hotel utah - 02/24/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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