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폴 니클렌 Paul Nicklen의 사진집 Polar Obsession. 극지에 꽂히다, 극지에 사로잡힌 남자 쯤 될까.
북극과 남극에 빠져 사진기를 들고 얼음과 눈밭을 누빈지 20년이 넘은 이 사람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는 캐나다 북부 지방에서 전화, TV, 라디오, 컴퓨터 게임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영하 25도에서 30도를 오가는 겨울. 그는 광활한 공간과 인위가 없는 자연에 매료되었다. 그 곳을 떠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수의사가 되면 진료실에서 하루를 보낼 것이고, 야생물학자는 괜찮지만 정부의 관료체제에 갇힐 것이다.
그래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졸업 시험을 앞두고 결심한 그는 백지에 계획을 그렸다. 사진에 담고 싶은 극지의 생물들, 그를 통해 알리고 싶은 이야기들. 시험에 통과하고 졸업한 그는 생물학자로 일을 하면서 원정에 참여하고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