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 임성순

현실적이고 실감나는 도입부가 반짝거린다.

불운이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책임이 있을 것이다. 그를 한창의 나이에 백수로 만든 회사였을까, 도망간 부인이었을까, 아니면 전세금 사기를 친 부동산 업자였을까, 함부로 주먹을 휘둘렀던 아들이었을까, 혹은 합의해주지 않았던 피해자였을까. 어쩌면 그의 절박한 사정을 들어주지 않고 무작정 구치소에 감금했던 경찰 탓일 수도 있다. 그들 중 누군가는 이 불행의 연쇄작용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경찰은 공무를 법대로 행했을 뿐이고,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최대한 합리적으로 행동했을 뿐이다.

다들 부속품 처럼 제한된 일을 하고 책임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사회나 구조조정의 비유는 재치있다. 조직에 녹아드는 개인의 인간성 상실을 묘사한 하커웨이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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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lusionniste – Sylvain Chomet

실방 쇼메 Sylvain Chomet의 영화 마술사 L’Illusionniste자크 타티의 유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늙고 한물 간 마술사 타티는 살찐 토끼를 갖고 다닌다. 그는 파리에서 런던으로, 스코틀랜드 시골로 일을 찾아 유랑한다. 전기가 들어오자 사람들이 기뻐하는 마을에서 만나게 된 소녀 앨리스는 타티가 정말 마술을 부린다고 믿는다. 계획하지 않았던 친절에 예상하지 않았던 동행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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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oodlight Chronicles: Reconciliation – Steve Stanton

캐나다 작가 스티브 스탠튼 Steve Stanton블러드라이트 크로니클: 화해 The Bloodlight Chronicles: Reconciliation에는 든게 많다.

뉴로맨서의 케이스를 연상하게 하는 주인공 자캐리어 Zachariah Davis가 등장하는 미래는 가상공간 V넷이 있고, 정체불명의 ‘영원 바이러스’가 영생을 가져다 준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는 제 마음대로 찾아온다는 것. 불사를 원하는 사람들은 그 피를 사서 생명을 연장하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주인공을 버렸던 아버지 필립이 있고, 헤어진 여동생이 있다. 사랑하는 아내 미아와 아들 릭스가 있고, 일반인인 아들의 영생을 위해 위험한 모험을 떠난다. 적어도 그렇게 대충 시작한다. 언급만 하지만 이 미래는 자원이 고갈된 미래이고, 인공지능이나 ‘업로드’도 가능하고 우주여행도 한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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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k country – william gibson

오랜만에 윌리엄 깁슨 William Gibson의 책을 읽었다. 2007년에 나온 스푸크 컨트리 Spook Country, 유령 국가.

컬트 밴드 커퓨 the Curfew의 멤버였던 기고가 홀리스 헨리 Hollis Henry는 노드 Node라는 정체불명의 미발간 잡지의 청탁으로 L.A.에서 위치 미술 locative art을 탐사한다.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를 이용한 발상이랄까.

“정말 우리는 몰랐어. 그냥 끝난거야.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지만, 본질적인 선에서 끊어져 버렸어. 고통스럽게 뻔했지. 그래서 그만둔거야.”

뉴욕에 사는 중국계 쿠바인 티토 Tito는 일종의 심부름꾼인데, 정보조직과 연이 닿은 가계가 하는 일은 비밀스럽다. 곡예처럼 도심을 넘나드는 프리러닝 free running도 하는 그가 묘사하는 아프리카 혼합종교 산테리아 Santeria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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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 dum girls @both – 02/16/11

더티 비치스 Dirty Beaches는 캐나다에서 온 알렉스 장 헝타이 Alex Zhang Hungtai의 원맨 밴드다. 루프와 기타, 마이크를 갖고 무대에 선 동양인 엘비스가 펼치는 미니멀 록커빌리는 독특하다.


밍크스 MINKS는 뉴욕에서 온 밴드. 션 킬포일 Sean Kilfoyle과 애멀리 브룬 Amalie Bruun이 중심인 모양이다. 뉴웨이브와 고딕, 팝이 버무려진 음악이 제법 상큼하다.


50년대 영화를 쓴 장례식 노래 Funeral Song의 비디오가 재미있다.

덤덤걸스 Dum Dum Girls는 캘리포니아 여성 4인조 밴드다. 크리스틴 군드레드 Kristin Gundred가 본명인 디디 Dee Dee를 중심으로 기타리스트 줄스 Jules, 베이시스트 밤비 Bambi, 드러머 샌디 Sandy가 현재 구성이다.


로파이보다는 좀 노이즈팝이라고 해야할까, 거라지락의 향수?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