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불복종, Shut-In 경제

샌프란시스코 도심은 일방통행에 사람도 차도 많아서 운전하기 불편한데, 대형트럭이나 공사라도 있으면 골치아프다. 주차는 물론 비싸고 힘들다. 그렇다보니 우버나 리프트 같은 요즘 서비스가 유행이고, 이 도시에는 잘 들어맞는다. 스타트업이 많은 동네에서 사람들이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는걸 보면 편해보이고,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것 같다. 그러나 모든 도시에서 그런 것도 아니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아직 잡음이 아주 끊이지는 않는다. 최근 SXSW를 치룬 텍사스 도시 오스틴 신문이 지적한 “운송망 회사”의 사업모델 기사가 흥미롭다.

Wear: Of Uber, Lyft and how ‘corporate civil disobedience’ works in Austin

1. 도시나 주에 진출한다. 그곳 법은 차량과 운전자 등록을 해야 운행할수 있다. 또는 정해진 절차가 필요하다. 무시하고 시작한다. 앱으로 차를 잡을 시장이 충분히 크거나 새로 가입하는 운전자가 많아서, 서비스를 하다보니 정치인이나 관료가 법규를 바꿀 만큼 정치적 세력(표)이 형성된다. 적어도 눈감아줄 정도.

2. 하는 김에 이 접근법에 반대하는 사람은 기술, 미래, 혁신에 반대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열심히 전파한다. 진짜 웃기잖냐, 내 밭에서 나가라는 늙은이처럼. 딴 얘기지만 누가 정책적으로 저임금 기사에 우습게 생긴 낡은 택시 편을 들수가 있나. 요, 힙합에서처럼 주먹인사.

3. 대놓고 법을 무시한 일이 화제가 된다면, 속도위반, 신호위반 안해본 사람 누가 있나? 죄짓지 않은 자가 돌을 던져라.

문제는 신호위반, 속도위반 같은 사상으로 회사를 만들고 거기서 돈을 버는 것이다. 이건 도리가 아니지 않은가.

물론, 앱 기반 운송 서비스는 3,4년 전 시작했을 때 어려운 정치적 난관에 부딪쳤다. 지역에 오랜 연줄이 있고 현상태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는 기사들이라는 정치적 군사가 있는 택시 회사들. 오스틴에 처음 진출했던 운송서비스 닷컴회사는 강한 반발과 법원의 중단명령에 꼬리를 내렸다.

우버와 리프트는 달랐다. 하략

파괴disrupt라는 말을 스타트업 쪽에서는 많이 쓴다. 기존의 관념을 깨고 새로운 발상을 도입하고 세상을 바꾼다는 의미다. 한편으로 이 파괴가 있는 경제에서 돈을 빼앗는 파괴로 기울고 있지 않냐는 비판도 있다. 전에 없는 새로운 것인양 선전하고 순수하게 고객과 무슨무슨 가치를 추구한다고 홍보를 하더니, 덩치가 커지면 이전의 회사들과 다를 바 없이(어쩌면 더하게) 시장을 장악하고 이윤을 탐하는 패턴을 점점 더 보게 된다는 얘기다.

그리고나서 본 글도 흥미로운데, 내가 느꼈던 생경함의 다른 면이기도 하다. 문 닫고 안에 있는 shut-in을 방콕이라고 해야되나.

The Shut-In Economy — Matter — Medium

스프리그 Sprig, 먼처리 Munchery, 인스타카트 Instacart, 포스트메이츠 Postmates, 심리스 Seamless, EAT24, 그럽허브 GrubHub, 도어대시 Doordash, 태스크래빗 TaskRabbit, 알프레드 Alfred, 쉽 Shyp 등 언급되는 앱 서비스만 해도 꽤 많은데(대부분 https가 기본이다), 고소득 新중산층에게 일상잡무에 필요한 대면접촉을 피하는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불규칙적이고 비정규적인 일자리를 양산한다. 동경 같은 일본 대도시, 그리고 서울 등에서도 흔한 서비스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들이지만 포장이 다르다고 할까 문법이 다르다고 할까. 기술과 문화의 차이를 넘을 앱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앱도 있지만,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에게는 그 차이가 아직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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