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오랜만에 Bottom of the Hill을 갔다. 메모리 카드를 회사에 놓고 와서 조금 늦기는 했는데, 이 날은 또 매진이었던 모양.
캘로우 Callow 는 아마도 샌프란시스코 밴드. 기타치고 노래하는 레드와 건반/드럼/백 보컬하는 새미 둘. 빅 체스트넛도 떠올랐다. 어둡고 우울한 편.
엘리자베스와 투석기 Elizabeth And The Catapult는 브루클린에서 온 엘리자베스 지먼(맞나?)의 밴드/프로젝트.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운 것 같은데, 끼가 있고 이를 드러내는 웃음이 씩씩하니 예뻤다.
원하는 대로 행복 노래를 안쓴다고 레이블에서 잘린 일화를 노래로 만든 해피 팝 Happy Pop을 들었더니 코헨이나 앨런 언급을 수긍하겠다. 무던하지 않지만 흥미롭고 즐거운데 목청이 좋다.
그렉 라스웰 Greg Laswell은 샌디에고 출신의 가수 겸 작곡가. 그레이 아나토미에 쓰였다는 Off I Go를 KCRW를 통해 알게 되었다. 드라마는 안보는데, 여기서 소개한 아티스트들을 이래저래 듣게 되는 것 같다.
수염 길렀지만 멀끔한 백인 남자 가수라 여성 관중이 많았는데, 첼로, 기타, 드럼, 베이스, 건반 이렇게 5인조 밴드와 함께 했다. 아무래도 서정적(이라고 쓰고 청승이라고 읽자)인 노래를 많이 하는듯, 사람들이 왜 우울하고/서글프고/삭막하고/실연한 날은 트위터에 @greglaswell day 라고 하냐고 능청.
인이어 모니터의 잡음이 안 잡히자 그냥 빼고, 기타 울림통 덮개도 떼고 언플러그드로 노래 몇곡 했다. 소탈한 모습.
때마침 관중에서 청년 3,4인조 하모니가 홀연히 등장 가수를 놀라게도 했다는 미담. 귀에 익은 한 두 곡 들으러 갔다가 오랜만의 공연장 분위기가 낯설었는데, 마칠 즈음 몸은 피곤하지만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