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ll zero three – greg bear

화자인 나, 선생 Teacher는 꿈 속 시간 dreamtime의 기억을 가지고 깨어난다. 순간순간이 수수께끼. 알수없는 요소 Factor는 생명체일까, 로봇일까. 오고가는 중력의 물결과 냉한의 주기. 짜릿짜릿한 위험과 모험은 게임이나 영화 같다.

나는 게임의 규칙을 깨닫기 시작한다. 내 속 어딘가에는 체득하지 못한 지식이 있다. 경험, 관찰, 그리고.. 죄책감의 조합 만으로 풀 수 있다. 트라우마. 실패를 통해서 나는 배울 것이다. 그런 논리라면, 죽음을 통해서는 배울 것이 많겠지.

공책을 이야기하는 소녀와 별나게 생긴 존재들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나는 조금씩 배우고 기억해낸다. 어른이 되어 깨어난 나는 아마 원본이 아니다. 내가 있는 곳은 어떤 배, 심하게 망가진 우주선이다. 사는 것도 문제고 왜 사는지 알아내는 것도 문제다.

“우리는 대부분 죽어. 우리의 기억은 교육이나 경험, 학습 같은 데에서 얻은 것이 아니야. 새겨진 것이지. 맞는 상황이 오면, 각인된 기억이 떠오르고 완벽해진 우리는 시작할 준비가 되지. 그렇지 않으면 허우적거리고.”

SF 유사품에서는 머나먼 우주를 간단히 빛보다 빠르게 오고 가지만, 물리학의 한계를 파괴할 능력이 없는 현재의 지평으로 보자면 태양계를 벗어나는 우주여행은 세대를 넘어서는 편도 여행이다. 미지의 목적지에서 문명을 건설할 집단을 구성할 수 있는 원정대가 자멸하지 않고 항해를 해나간다는 것은 무척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다. 스트로스의 후대를 위한 사회 고찰 참고.

그러나 베어의 03 선체는 그 문제 너머의 이야기다. 어렴풋하게 정치적이지만 종교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다룬다. 생명과 양심의 문제, 존재의 이유를 묻는다. 살기위한 살육과 운명/기획, 그리고 선택과 희생. 쪼개진 서사가 몰입을 거부하는데, 설교가 섞인 이야기는 조금 덜 익은 느낌이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의 표류나 분열은 고전적인 주제이기도 하다. 파열된 퍼즐의 조각들은 없어지기도 하고 모양이 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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