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우석훈,박권일

88만원 세대 성급한 일반화나 사이비 과학으로 빠질 위험이 크지만 세대라는 개념은 쉽게, 가깝게 느껴진다. IMF 이후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에 책임이 거의 없지만 가혹한 상황에 내몰린 10대와 20대. ~세대라는 마케팅 말고 그들에게 이름을 주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문제를 제기한 의미가 크다.

잘못을 시인한 적이 없는 김영삼 정부에서 온갖 문제에서 비난을 받은 노무현 정부까지 우리나라는 살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승자독식, 이기지 못하면 죽는 이 게임은 바로 독과점화의 강화다.

‘선택과 집중’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에 책임이 있다. 모방이 생존전략이 되고 대마불사가 통하는 가운데 돌연변이를 통한 혁신의 여지는 심하게 줄어들었다. 이런 일이 군사정권, 독재정치가 아닌 최근에 일어났다는 것이 참 역설적이다.

생산자본은 후려치기를 계속하여 중소기업과 함께 산업의 다양성을 죽이고 있다. 유통자본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자영업이 발붙일 땅을 덮어버렸다. 이런 가운데 ‘사치’와 ‘민족’의 열쇠로 럭셔리+쇼비니즘 마케팅이 노골적으로 승승장구한다. 방송과 언론의 책임이 크다.

부모, 선배, 또래가 할 법한 작은 가게보다 거대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행태는 그 비극의 증인이다. 품질보다 가격으로 승부하는 양두구육 프랜차이즈가 가격도 비싸고 질적으로도 불량한데 잘 된다. 시장? 엿먹어라. ‘꺾기‘를 일삼는 것도 본사에서 꿈도 못꿀 일들을 뻔뻔하게 해먹는 것도 이들이다.

때로 이주노동자보다 못한 착취에 내몰리고 어떤 여과나 보호장치도 찾기 힘든 세대파괴가 이들이 발견하는 경제적 현실이다. 세대 간 소통의 약화는 우리 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사회의 보호가 있으나 마나 하니 40대나 50대와의 경쟁은 어렵다.

미국식은 아무도 할수 없고 전망도 불투명하다. 유럽은 지역자치단체와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체계적으로 젊은이들의 사회진출을 돕고, 일본은 기업의 ‘관행’이라는 불문율로 자본주의를 완충하여 비정규 ‘프리터’도 우리보다 나은 상황이다. 잔인한 한국 자본주의에서 아르바이트 사각지대를 외면할 것인가.

계층 지속과 차별화를 꾀하는 일부가 있고, 주입암기식 교육체제에서 덕을 보는 것은 사교육과 교육부 말고 또 누가 있을까. 밖에서의 경쟁력을 외면하는 게임. 손쉽게 교수가 될 수도 있었던 시절, 최근에도 까발려진 비자격자들이 알 수가 있을까. 대학을 외면하는 변화는 조삼모사에 불과하다.

유럽식 전면 개혁이나 국립대 위주의 부분 개혁 모두 운영비 절반을 지원받는 사학패거리에서는 기를 쓰고 반대하겠지. 그러나 다안성(다양성+안정성)을 품을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교육을 그냥 두고서는 어렵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스크루지를 빌어 꼽는 이야기들은 재치가 있다. 공정한 관행과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20대 조사관 5만 양병설, 생체적으로 건전한 20대 농업 공무원 양성 등의 제안은 흥미롭다. 수는 많고 기간은 짧고, 인건비가 높지만 전력으로 따지면 후진적인 군의 병역제도와도 함께 생각해 볼 만 하다.

사회적 모순을 단순히 개인적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불리한 경쟁에 내몰린 젊은 세대 자신 만큼은.

2 thoughts on “88만원 세대 – 우석훈,박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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