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신문은 누려오던 권위와 위력을 잃어가고, 종이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가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아 보인다. 포탈의 등장에 되려 포탈을 쫓아가다 늦은 발걸음에 이도 저도 아닌 존재의 위기에 처한 온라인 신문 사이트들. 쓰다 만 얘기는 다음에 정리해야겠지만, 온라인에서는 기사를 충분하게 다루지 못하는 것 같다.

2006년 5월말 지방선거가 끝나고 특별취재팀이 6개월 동안 홍역을 치루었다는 경향신문의 특집기사 ‘진보개혁의 위기-길잃은 한국’. ‘진보·개혁의 위기를 말하다’ 라는 소제목을 달고 책으로 나왔다. 현실적인 시각에서 87년체제 20년을 맞은 현재의 위기와 문제를 짚고 고민과 물음을 던진다. 아무래도 온라인보다는 정리된 책이 읽기 편하다. 좀 더 여유로운 지면에 좀 더 긴 호흡에 고민과 취재의 노력이 엿보인다.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 진보·개혁 위기의 현상과 진단
2. 진보·개혁 세력의 실상
3. 보수의 부상과 혁신
4. 진보의 10대 의제
5. 진보의 전략은 무엇인가

민주노동당,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은 매섭다. 그 한계와 절망은 남 이야기가 아니다. 협상보다 비난 여론의 조성이 더 싸고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사용자측의 ‘합리적’ 선택이다. 강경하기 만 하다는 인상은 약자의 무기를 스스로 망가뜨리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그럴 수 밖에 없는 절박함이라면? 더 멋진 방법을 찾을 여유나 능력, 자금의 부재일까.

의견을 수렴하고 많은 사람을 의미있게 대표하는 일은 어렵다. 커지는 조직과 변화를 맞아 조직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어렵고, 전교조와 민주노총도 그런 문제를 안고 있다. 기득권층은 애초에 그런 목표가 없다. 막강한 자원으로 위에서 의제를 선정하고 결정하면 군대처럼 집행한다. ‘효율적’이지만 그 효율의 칼날은 사회나 인간은 꼭 고려하지는 않는다. 규모가 다르지만 같은 얘기, 같은 숙제가 되나.

세금을 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만약 우리가 세금에 유독 거부감을 가지고 증세에 경기를 한다면, 부정과 불균형이 그 까닭일까. 참여정부의 조세 개혁안이 공청회 연기를 거듭하다 유야무야되었다. 2003년과 2004년 법인세와 소득세를 각각 2%, 1% 인하했다. 그에 불구하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4조 원 이상의 세수가 부족해지자 2005년 소주세율, 담배값 인상 등이 시도됐다. 간접세는 잘살거나 못살거나 같은 세율, 직접세를 줄이고 간접세를 늘리면 :p (225쪽 인용)

선거가 가까와오고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지는 않더라도 진지한 고민은 한번쯤? 아쉽지만 경향신문 사이트에서 원래 특집기사를 찾기는 어렵다. 토막토막 흩어져 지나기에 아쉬운데, 적지 않은 기획기사들이 그랬듯 마찬가지인가. 아, 사이트 부분 개편 이후 최근 눈에 띄게 느려지기도 했다.

심심치 않게 나오는 ‘사영화/민영화’,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서비스를 팔아 누군가 배불리면 많은 사람 살림이 고단해지는 것이 미국에서 배운 자본주의 법칙 가운데 하나다. 에너지로 난리를 친 것이 몇년 전, 그 때와 비슷한 양을 써도 더 많이 걷어간다. 많이 쓰면 많이, 적게 써도 되를 줄여 많이. 보이지 않는 손을 좋아하는 것은 투명장갑이나 빠른 손을 가진 부자, 강자들이다. 눈을 크게 뜨고, 어두운 곳으로 장을 옮기자면 함께 반발하는게 당연하지 않을까.

“200조원 국민연금기금의 주인을 찾습니다” – 프레시안

“그들만의 ‘물 비즈니스’, 더욱 목마른 우리” – 프레시안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