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합당에서 스타벅스까지’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3권의 책은 사회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부족했음을 인정하게 한다. 군사정권의 말미에서부터 외환위기. 신세대, 10대 위주의 방송에서 케이블과 민방. 서태지에서 인디밴드, 수많은 사고와 학벌, 입시. 지역주의와 남북관계. 정부와 재벌, 언론. 그 10년이 아찔하게 펼쳐지면 책장은 금세 넘어간다.
우리 현대사가 그렇지만, 1990년대는 특히나 변화가 몰아쳤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는 탓일지 모르지만 지금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건들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면 평가나 분석이 이른 것이 아닐까? 강준만 교수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머리말에서 말한다. 신문, 잡지 및 다양한 책을 인용한 글은 어려운 이론이나 특별한 처방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학문적인 연구와 평가는 앞으로도 이어져야 할 것이고, 현대사에 대한 조망은 지금의 많은 현상과 문제들이 한 순간 특정한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관찰에 도움을 준다.
3당합당이라는 1990년대의 통합은 꿈으로 사라지고 2000년대 중반의 운명은 분열이지만 연대라는 깨달음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보는 90년대의 한 교훈이다. 많은 것이 변했고, 또 많은 것은 변하지 않았다. 지치고 불안한 개인은 독재자나 재벌의 보호를 기대하지만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언론의 왜곡은 여전하지만 인터넷에서 밝혀지기 쉽다. 선정적인 포탈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인신공격과 비방이 인터넷에 가득하다. 가족을 나누어 낯선 땅으로 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