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trilby 는 텍사스 조달청 조달부서(TxDoGS) 의 임시직 타이피스트. 결혼 생활과 전도 유망한 학자로서의 인생을 바람기로 잃어버리고 욕조에 수장한 고양이 charlotte 의 유령에 시달린다.
박사라는 직함이 이제 그에게는 조롱에 가깝지만, 아침마다 방문객 명찰을 출입구에서 발급받고 경시당하면서도 지식인의 부러진 자존심이 허무하게 고개를 든다.
텍사스의 뜨거운 여름 아침 출근길 체증 속에 창백한 부랑자 boy g 와 조우하면서부터 묘한 징조를 보인다. 고양이의 유령과 동거하는 사람에게는 별일이 아닐지도.
우편물을 담당하는 callie 와 가까와지고 바닥까지 떨어진듯 하던 그의 인생에도 볕이 드는가 했는데, 이제 이상한 사건이 꼬리를 물면서 커다란 몸뚱이를 드러내고 나른하고 폐쇄적인 큐비클은 더 이상 평범하고 안전한 공간이 아님을 알게된다.
타조처럼 눈을 감고 현실을 보려하지 않는 폴은 비겁하고 나약한 주인공. 오클라호마 시골에서 와 좋은 일이 많지 않았던 터프걸 칼리캘리가 그에게 전환점이 될까. 못난이 3인조의 써클에 합류하고는 싫어하면서도 또 미적거린다.
h.g. wells 의 ‘모로박사의 섬’에서 인용한 우리는 사람이 아닌가? are we not men? 가 되풀이되면서 기괴한 모험은 정신없는 질주가 된다.
재미있고 우습다. 우스워야 하는데 왜 서글프고 처량한 기분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