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가 넘어간대서 물색하다 워드프레스를 찾았다.
일단 손을 담그어 보고, 쓸만 하다면 서버를 따로 가지면 어떨까..
해서, 여기까지 왔다. 일단은..
이렇게는 처음이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paul trilby 는 텍사스 조달청 조달부서(TxDoGS) 의 임시직 타이피스트. 결혼 생활과 전도 유망한 학자로서의 인생을 바람기로 잃어버리고 욕조에 수장한 고양이 charlotte 의 유령에 시달린다.
박사라는 직함이 이제 그에게는 조롱에 가깝지만, 아침마다 방문객 명찰을 출입구에서 발급받고 경시당하면서도 지식인의 부러진 자존심이 허무하게 고개를 든다.
텍사스의 뜨거운 여름 아침 출근길 체증 속에 창백한 부랑자 boy g 와 조우하면서부터 묘한 징조를 보인다. 고양이의 유령과 동거하는 사람에게는 별일이 아닐지도.
우편물을 담당하는 callie 와 가까와지고 바닥까지 떨어진듯 하던 그의 인생에도 볕이 드는가 했는데, 이제 이상한 사건이 꼬리를 물면서 커다란 몸뚱이를 드러내고 나른하고 폐쇄적인 큐비클은 더 이상 평범하고 안전한 공간이 아님을 알게된다.
타조처럼 눈을 감고 현실을 보려하지 않는 폴은 비겁하고 나약한 주인공. 오클라호마 시골에서 와 좋은 일이 많지 않았던 터프걸 칼리캘리가 그에게 전환점이 될까. 못난이 3인조의 써클에 합류하고는 싫어하면서도 또 미적거린다.
h.g. wells 의 ‘모로박사의 섬’에서 인용한 우리는 사람이 아닌가? are we not men? 가 되풀이되면서 기괴한 모험은 정신없는 질주가 된다.
재미있고 우습다. 우스워야 하는데 왜 서글프고 처량한 기분이 들까?
아는 분의 아이가 멀리 떨어진,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합격을 했다. 알게 모르게 벌어지는 차별과 벽에 은근히 고생을 했었는데. 그 와중도 용기를 잃지 않고 꿈을 키웠나 보다. 좋다는 학교이긴 하지만, 먼 곳으로 선뜻 보내기도 마음먹기 쉬운 일은 아니어서. 학비도 부담이 되니 장학금이나 보조가 없으면 어렵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그 학교에서 그 것까지 승낙을 했나 보다.
좋은 일인데, 열 너댓 꼬마를 혼자 반대편으로 보내기가 쉬운가. 나같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지만 이런저런 고민이 많으신 모양이다. 임시라고 학교 부근으로 옮겨볼 생각도 하고 계시다.
해서 말씀드렸다, 해도 좋은 걱정이라고. 편하게 집 가까이 학교를 다닐 수도 있지만 다른 것을 찾을 마음이, 욕심이 있는게 소중한 일이니까. 그런 욕구와 갈증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으니까, 일찍부터 원하는 일을 찾기가 쉽지 않으니까. (스스로 찾을 수 없는 허황된 물욕은 논외)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는 아들과 우산 장사를 하는 아들을 둔 어머니 얘기는 한번 쯤 들어봤을게다. 아마 어느 선생님이 졸음에 지친 교실에서 들려주었을텐데. 그 근원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삶에 대한 자세 – 낙관과 비관. 때로는 달걀을 몰아담지 않는 투자의 지혜 (-ㅅ-); 같은 교훈을 설파하는 데에도 쓰이는 얘기다.
해도 좋은 걱정과 하지 않아도 좋을 걱정이 있는걸까? 해 놓고 보니 참 어설픈 말이다. worrying is like a rocking chair, it gives you something to do, but it gets you nowhere. 라는 말은 있지만.
마음에 근심이 되는 일이면 그 만큼 마음을 차지하는 일이 아닐까. 어느 쪽도 당연하게 여겨 걱정을 않을 수가 있다면 그 어머니가 왜 그런 걱정을 할까. (다른 걱정을 할 수도 있을터 :p)
어찌할 수 없는 일에 걱정을 하고, 마음을 쓰는 것이 쓸데 없기도 하지만. 그런 걱정을 떨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보다.
개발의 사슬 고리고리에 걸려있는 돈의 위력이 역시 무섭다.
영토확장 이라니, 멀쩡한 갯벌을 죽이고 만든 땅이 얼마나 가치가 있다는 것인가. 매립지는 수십 년이 지나도 똑같지가 않아 쓸모가 넓지 않은데. 농토로 쓴다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하지 않던가. 개발의 타당성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을 계속할 경우 문제가 생길 것을 입증해야 하나..
잘하면 된다, 그 동안 쏟은 돈이 얼마인가.. 귀에 익은 논리다. 부적절하게 내려진 결정이나 인가도 일단 내려지고 나면 뒤집기 어렵다. 대법원 결정처럼 상급기관에서는 범위를 제한하고 기술적으로 다루고, 이미 지난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곳은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으니까. 자, 어떻게든 얼렁뚱땅 넘어가고 나면. 땅을 파뒤집고 나면. 공사가 끝나고 나면 용도를 바꾸고 말을 뒤집기란 식은죽 먹기다. 그때 가면 쓴 돈은 늘어나고, 관계된 사람도 늘어나니까. 다 그런거 알면서 왜그러시나..? (-ㅅ-)
엉성한 절차와 졸속으로 이루어진 정책은 시치미 뗀 채 이미 투자한 공사비를 볼모로 밀어붙이는 개발논리에, 앞으로 투입될 자금의 혜택을 볼 집단, 그 혜택에 조금이라 덕을 볼까 기대하는 심리는 미래와 희망을 팔아 이익을 챙기려는 일이다.
그렇게 불평을 늘어놓는 내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요, 손수 먹거리를 키우는 것도 아니다. 빈병에 캔, 플라스틱 용기 말고는 재활용을 그렇게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전기는 고사하고 하이브리드도 아닌 자동차.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오고가는 물건들을 사고 씀으로 무역과 유통에 따르는 자원의 이용에도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가. 컴퓨터와 인터넷, 문명의 이기에는 전력의 소비가 꾸준하게 따르고 휴대전화를 위해서는 곳곳에 기지국이 서야만 한다. 하다못해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고려해서 투표를 하지도 못한다. 위대하신 박통 덕분이다.
한번에 딱 부러지게 해결할 방법도 없고, 의욕이 있더라도 어떻게 접근할지 쉽지는 않다. 소극적인 생각은 생활방식 수준에 그칠 뿐, 적극적인 행동은 방향도 모연하다. 생각을 뜸들이면 행동이, 세상이 변할까? 그렇게 쉽게?
우울하다..
쉬운 일이면 벌써 어떻게든 했게? 관심을 끊지 않고 이어가는 것은 고단한 일이고, 잊지 않고 노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더욱..
새만금 사업단과 희망의 갯벌
동아의 새만금 페이지와 조선의 기사도..
과학소설 작가로 알려진 greg bear 의 환상소설 모음. ibooks 에서 페이퍼백으로 재간했다. ibooks 판의 표지는 이미지가 없으니 하드커버 이미지로 대신.
webster – 사랑을 모르는 노파의 꿈 이야기, 낡은 책장처럼 노랗게 바래고 메마른.
the white horse child – 일곱살 꼬마가 하교 길에서 만난 나이를 알 수 없는 남녀. 인류상 가장 지독하다는:p 병과의 만남이다.
richie by the sea – 해변에 사는 톰과 카렌의 집에 들락거리는 알 수 없는 꼬마 리치, 뭔가 묘하지막 싹싹한 아이인데..?
sleepside story – 없이 사는 올리버네. 밤중의 지하철로 썬사이드로 올리버가 가야 엄마가 풀려난다. 마력과 비밀이 가득한 파크허스트의 집에서는 융숭한 대접을 받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인데.. 네, 미녀와 야수 베어 버전이죠.
dead run – 지옥으로 영혼을 나르는 트럭 운전수 얘기.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것은 천사나 신이 아니었다나.
the visitation – 과학자인 레베카의 정원에 나타난 3위 일체(매트릭스의 트리니티는 아님), 우주의 신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through road no whither – 길 잃은 두 성마른 여행자가 낡고 지저분한 오두막에서 길을 묻지만..
petra – 신의 죽음 이후 혼란에 휩싸인 대성당에는 인간과 석상, 반석인이 경계를 지어 산다. 박쥐같이 작고 못난 화자가 엿보고 엿듣는 사이 뭔가 변화의 조짐이.
the way of all ghosts – 소행성선 thistledown 연작의 외전. 수없이 많은 우주와 이어지는 ‘길’ 에 문제가 일어난다.
tor 에서 나왔던 중단편집과 수록된 이야기가 꽤 겹친다. 총명하지 않지만 재빠른 주인공이 그리는 反지옥 petra 유쾌하고, 어두운 비밀과 마력에 떨어진 올리버의 다운타운 환상 우화 sleepside 이야기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