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came finally

유월도 거의 끝나갈 무렵, 마침내 여름이 왔다.

숨겨진 정원, ‘시크릿’가든을 꼽은 페이지를 보고 가보려고 했던 페이 파크 Fay Park를 찾았다. 콜럼버스 대로에 있는 나이트 클럽 Bimbo’s 365에서 가깝다. 시티라이트 서점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셈.

유명한 조경 건축가 토마스 처치가 디자인했다는 아담한 정원이다. 개방되어 그늘에 앉아 쉴수 있는데, 1912년에 지었다는 집은 사람이 사는 것 같지는 않다. 날씨가 좋았던 한낮, 사람들이 오가기는 했지만 오래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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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영국

4월에 갑작스럽게 회사 일에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 영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유럽은 처음이었는데, 하긴 미국 처음 온 것도 출장이었으니까.



브리스틀 Bristol은 영국 남서부 항구도시다. 유서깊은 무역항에 중세부터 산업이 발전했던 곳인데, 실은 포티셰드 등 브리스틀 사운드로 나는 기억한다. 대서양을 횡단하던 범선이 다니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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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봄, 2010

직장 따라 다르겠지만 휴가는 쓰지 않으면 손해다. 한달에 두번 나오는 봉급에 맞추어 몇시간씩 쌓이는 휴가에는 상한이 있어 다 차면 더 오르지 않는다. 길지 않게 멀지 않은 곳을 다녀올까 했다. 왜 시애틀? 하면 뾰족한 대답은 없다. 오래 전에 혼자 운전하고 시애틀까지 갔다 온 적은 있다. 그때는 오가는 여정이 태반이라 도중 풍경은 꽤 보았지만 시애틀에는 점심 때 도착하고 다음날 떠났다.

seattle #01seattle #02 - Split by Roxy Paineseattle #03 - a view from Kerry Park

seattle #04 seattle #05 - Gas Works Parkseattle #06

영국밴드 The XX의 공연이 좀 더 북쪽 벨링햄에서 있는게 한 핑계라 비행편을 예약했는데, 그 공연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시애틀에서 공연을 보기로 하고 갔다. 의외로 4월의 시애틀 날씨는 나쁘지 않았다. 요번 겨울 캘리포니아는 비도 자주 왔고 추운 편이었다. 小빙하기라느니 기후게이트 등 다양한 설이 나돌았는데, 다 사실은 아니다. 극지의 기온이 오르고 그 찬 공기가 밀려나와서 추웠다고 한다. 어쨌거나 이틀 동안 화창한 날씨와 햇살을 즐겼다. 꽃도 피었고, 튤립이 많이 보였다. 석탄액화 설비를 공원으로 바꾼 개스웍스 파크에는 꼬마들이 뛰어놀고 연을 날리는 부모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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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사로잡은 그대, 뉴욕 크레이그 리스트 – nytimes

코레일 사영화와 강력한 경영진의 ‘선진화’를 보면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은데, 전철도 KTX도 아닌 완행열차로 통학하고 통근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간 날마다 왔다갔다 하다보면 모르는 남이지만 낯이 익고 눈이 맞는다던가,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크레이그 리스트 Craigslist에도 그런 것이 있다. 이름하여 놓친 인연 Missed Connections. 뉴욕타임즈 기사가 재미있다.

Poetic Connections – Craigslist Inspires Artists, Comics and Playwrights – NYTimes.com

“4호선의 개념녀에게” 같은 짤막한 개인광고가 인기라, 2000년 9월 처음 등장했을때 월 50개에서 요즘 뉴욕에서는 주 8000에 육박한다. 샌프란시스코와 LA가 근접하지만. 세세하면서 즉각적인 감성, 솔직하면서 통렬한 개성, 완벽한 詩감이다. 줄치고 절 나누면 끝이다, 표제어가 이미 제목이다.

뉴욕타임즈앨런 포이어氏만 눈치를 채었을까. 2005년 同紙에 크레이그 리스트 詩가 게재된 후 비슷한 영감을 얻은 이들이 없지 않다. 코미디언, 다큐멘터리 제작자, 극작가와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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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뉴욕, 2009

상한에 다다르면 더 이상 쌓이지 않고 잃는 것이 휴가라 무작정 예약을 했다. 그리고 나니 나와 무관하게 일의 일정이 한 주 밀려, 노트북을 들고가야 했다.

맞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리 계획을 꼼꼼히 세운 것도 아니어서, 아이폰이 도움이 되었다. 초기형이라 전화망을 통한 인터넷은 느리지만 구글로 찾아도 보고 지도로 길도 찾았다. 나 있는 곳과 궁금한 곳 뿐 아니라 경로도 대중교통이나 도보에 맞게 골라주는데 꽤 쓸만하다.

nyc #01 - broadwaynyc #02 - central park, where the birds arenyc #03 - subway

한 친구의 말 따나 무작정 걸었다. 유월의 뉴욕은 조금 흐렸지만 서부보다 습했다. 그래도 걷기에 나쁘지 않은 도시이고, 대중교통이 유용하다. 그래서 사람들도 비교적 날렵해 보이기도.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조금은 흔한 별명이 24시간 가동하는 대중교통 탓임을 실감했다. 전설같은 옛날 이야기와는 달리 밤에도 다닐 만 했다, 지하철도 탈 만 했고. 공항에서 20불짜리 메트로 카드를 사서 나흘을 쓰다 공항열차를 탈때 3불을 보탰으니 가격도 무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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