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Acts of Senseless Violence – Jack Womack

random acts of senseless violence 미국 작가 잭 우맥 Jack Womack의 소설 무의미한 폭력의 마구잡이 행동들 Random Acts of Senseless Violence는 1995년에 출간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회자되어 궁금했던 책은 근미래의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씌어졌다.

주인공 롤라 하트는 열두 살 소녀. 맨해튼에 살면서 사립학교를 다디던 롤라의 가정은 부자는 아니지만 행복하다. 아기인형을 안고 다니는 고집장이 동생과 섬세한 엄마, 영화 대본을 쓰는 아빠. 학교에서 말썽부리는 친구의 곤경을 염려하는 착한 롤라의 삶은 빠르게 변하는데, ‘앤’이라고 이름을 지은 일기장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커틀러 선생님은 오늘 아침 얘기할때 이상하게 굴었다. 마치 우리가 물기라도 할 것 처럼. ‘왜 그러세요’ 사무실을 나설 때 내가 물었다. ‘무슨 말이니’ ‘아무 것도 아니예요’ 그녀는 우리가 먼지나 뭐처럼 바라보았다. 화내지 않도록 말할 수가 없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갑자기 너무 로리같아졌다고 생각하는 걸까.

Continue reading

Shattered Pillars – Elizabeth Bear

shattered pillars 엘리자베스 베어의 소설 부서진 기둥 Shattered Pillars은 영원의 하늘 두번째 권이다.

역사소설이나 대체역사는 아니고, 몽고제국과 주변을 바탕으로 지형과 이름들을 가져다 바꾸고 자유롭게 만드는 이야기인데, 다양하고 복잡하여 개성이 있다. 조용한 테무르는 숙부의 반란으로 가족을 잃고 쫓기는 신세, 야망 없던 그는 자발적인 영웅이 아니다. 애정없는 정략결혼의 실패로 살기 위해 여성이 아니라 마법사의 길을 택한 사마르카 역시. 그들을 이어주는 것은 공동의 적.

전편의 혼돈이 이어진다. 라하진의 무명파 the Nameless의 수장 알-세퍼 al-Sepehr는 무크타르 아이-이도지.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이 강력한 서역의 마법사는 그들이 믿는 학자신 Scholar-God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계교를 편다. 라사 제국에는 역병이 번지고 수도 처레피스의 마법사들은 속수무책.

“학살은 이렇게 시작해. 이런 도시에는 오랜 원한이 너무 많고, 인종이 너무 다양해. 정치적인 불안정이나 치안대가 바쁜 틈을 타서 누군가 묵은 원한을 풀려는 생각을 하면, 어느새 폭도가 도시에서 숙적을 솎아내고 사람들은 목이 잘리거나 강간을 당하거나 둘 다.”

Continue reading

The Hydrogen Sonata – Iain M. Banks

hydrogen sonata 이언 M.뱅크스의 소설 수소 소나타. 컬처 소설 중 최근작을 처음으로 읽었다. 시작이었던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는 26년 전에 나왔다.

만 년 전 컬처의 형성을 도왔지만 참여하지 않았던 질트 the Gzilt 문명이 서블라이밍 Subliming, 무한하게 풍요한 가상적이고 복잡한 존재로의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서블라임. 지루하고 낡은 현실에서 몇 번 꺾으면 닿을듯하고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낙원이 존재한다. 끄는 스위치 없이 가상보다 좋은, 무한하고 거대한 초존재. 종과 문명이 세상에 질려 떠난 곳에 비하면 은하는 무릎길이 양말에 비할 정도라고 한다.

7차원에서 11차원에 있다는 서블라임한 자들. 그래서 까다롭고 어려워 악명이 높은 수소 소나타를 연주하는 악기도 11현악기(적대적 11각형 현악기)라고 한다. 예비역 소령 비르 코손트 Vyr Cossont는 두 쌍의 팔로 수소 소나타를 연습한다.
Continue reading

Stonemouth – Iain Banks

stonemouth 이언 뱅크스의 소설 스톤머스 Stonemouth는 주인공 스튜어트 길모어가 5년 만에 고향 스톤머스, 스코틀랜드의 소도시를 찾으면서 시작한다.

머스턴 Murston 家와 매커베트 MacAvett 家가 합법/비합법적인 사업을 양분하고 있는 강 하구의 도시, 5년 전 머스턴 집안을 피해 달아났던 그가 조 머스턴의 장례식으로 돌아왔다.

‘야, 퍼그 Ferg 너 왜 한번도 연락 안했냐? 내가 떠난 후에 말이야? 너한테서 아무 소식도 듣지를 못했어.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든 상상이든(대체로 재미나게) 너 말고 모든 사람들의 단점을 까대는 의식이나 까칠하게 친한 척 하는게 그립더라.’

장례식은 월요일. 금요일 저녁부터 그는 옛 친구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마시면서 과거를 회상한다. 스물 다섯에 조명 전문 회사에서 갓 파트너가 된 길모어는 왜 도망치듯 고향을 떠났을까.
Continue reading

Sorry Please Thank You – Charles Yu

sorry please 간소한 표지의 단편 소설집, 찰스 유미안해요 부탁해요 감사해요 Sorry Please Thank You를 읽었다. 웹 페이지에서 흔히 보는 저 체크박스를 갖고 표지와 목차 등 살짝 재치를 부렸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동양계 미국인인 작가는 담담하고 건조하게 일상적인 문장으로 SF를 쓰는데, 과학적 이론이나 화려한 상상력에 치중하지 않은, 정보 밀도가 낮은 그의 소설은 현대인의 정서에 가깝게 다가온다. 어려운 단어나 대중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읽기 쉽고, 실험적인 글도 난해하지 않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이제 자신의 지식, 현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능가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는 이탤릭체로 말을 잘 한다.
우리의 능력은 무엇이 가능한가에 대한 직관을 따라잡았다, 아니 뛰어넘었다. 이 독백을 선내 스피커로 오천번은 들었고, 연설문 쓰는 사람이 썼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주탐사를 상상하며 지원했던 날 징집사무소의 포스터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조금 회상하고 약간 고무될 수 밖에 없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