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비튼 Kate Beaton의 그래픽노블 오리들 Ducks을 알게 된 것은 가디언 기사였다. 신간 오리들은 아직 도서관에 들어와 있지 않아 Hark! A Vagrant를 보았고 괴짜스럽지만 개성있다 여겼다. 해가 바뀌어 도서관에 들어온 책을 빌리고 400페이지가 넘는 하드커버라는 사실에 좀 놀랐다. 그리고 가디언 기사를 슬렁슬렁 넘겨보았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원하는 공부를 끝내고 졸업했으나 빚진 학자금을 갚고 생활할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렵다. 캐나다 만의 상황은 아니겠으나, 외딴 황야에서 몇년 일해서 돈을 벌겠다는 것은 캐나다의 상황. 중동에서 건설일을 하러 떠나던 건설노동자나 원양어선을 타는 일과 비슷할까.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때로 무겁고 분노에 찬 기록이고, 담담하게 나름의 균형을 지키면서 사정없는 산업현장의 현실과 캐나다 오일 샌드의 거친 환경 그리고 거기있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했다.
위험과 차별, 폭력은 때로 개인적이지만 오일채굴이 이루어지는 구조의 결과이기도 하다. 채굴로 인한 독성물질에 대한 원주민 커뮤니티의 염려는 무시되고, 제목의 오리들은 폐유에 죽음을 당한다. 춥고 외지고 외로운 곳에서 힘들게 일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를 나누는 사람들은 기억 속에 따뜻한 온기를 남긴다. 그리고 작가는 학자금 대출을 다 갚고, 그곳에서의 시간을 돌아볼수 있었다.
솔직한 그림과 간결한 글이 때로 웃음을 주고 정곡을 찌른다.
남극 연구기지에서의 성폭력문제 보고서를 보면 외딴 환경은 비슷한 상황을 겪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