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Systems Red – Martha Wells

텍사스 출신의 미국작가 마사 웰즈의 머더봇 시리즈, 전 시스템 적색 All Systems Red. 2018 휴고, 네뷸러, 로커스 등 상을 많이 탄 중편 소설이다.

우주개발이 일어나는 미래, 행성탐사는 대기업의 승인 아래 이루어진다. 탐사를 하려면 계약도 하고 보험도 들고, 그리고 회사가 유료로 공급하는 보안 로봇도 써야한다. 싼 가격에 계약을 주는 기업문화 탓에 딱히 안전에 신경을 쓰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행성의 자원을 선물로 사고 가치가 있는지 조사를 하는 과학자 집단에도 보안유닛이 따라왔는데, 어떤 사연인지 자동조절 모듈을 해킹한 불량 로봇이다. 머더봇 Murderbot이라고 남몰래 자신을 칭하는 이 로봇의 취미는 드라마 감상. 회사망을 통해 수만 시간 분량의 영화, 드라마 등등 받아놓고 틈나면 본다.

자동조절 모듈을 해킹하고 나서 대량살인자가 될수도 있었지만, 회사위성 채널들을 통해 오락물을 받을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대략 35000 시간 이후, 살인은 별로 하지 않았지만 거의 35000 시간 가까이 영화, 드라마, 책, 희극, 음악을 소비했다. 비정한 살인기계 실격.
새 계약에 따라 업무 수행중이었지만, 바라다지 박사와 볼레스쿠 박사가 얼른 조사를 끝내고 기지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위성보호구역의 흥망 397화를 봐야지.


거대 생명체가 과학자 하나를 공격하고 구조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한 머더봇. 인간과 접촉하지 않고 조용하게 드라마나 보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갑작스러운 위기에서 기계반 인간반인 머더봇이 사람도 구하고 하는 말도 그럴듯하게 맞아들어가자 리더인 멘사 박사는 그를 신뢰하는듯 하지만 의심하고 경계하는 사람도 있는데, 얘는 조용히 한 구석에서 위성보호구역의 흥망 최신 에피소드나 보고 싶다니까!

행성탐사는 옛날 SF 소재로 많이 쓰였고, 사고하는 AI의 딜레마도 낯설지는 않다. 인간과 엮이고 싶지 않은 허무주의적 로봇이 주인공이라는게 흥미로운데, 좀 삐딱한 머더봇, 알고보면 친절한 데가 있다. 짧고(150 페이지가량) 술술 잘 넘어가는, 드라마 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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