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unger Games – Gary Ross

십대 대상의 베스트셀러 연작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프랜차이즈의 공식이 있다면 헝거게임은 그 예로 볼 수 있는 영화다. 해리 포터 보다는 트와일라잇과 비교가 되겠지. 수잔 콜린스가 쓴 소설은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한글판도 다 나왔다.


12구역, 무기력한 사람들과 기술적으로 퇴보한 미래를 초반에 근사하게 그렸다. 주인공 캣니스는 어리고 겁많은 동생을 대신해서 헝거게임에 출전을 자원한다. 12개 구역에서 둘씩, 스물넷이 목숨을 걸고 싸워 한 사람이 남는 살육의 축제. 활을 잘 쏜다지만 십대 소녀인 그가 살아날 수 있을까.

소설은 읽지 않고 영화만 보았는데, 잘 만든 활극이다. 청소년 관객을 고려해 묘사 수준을 조절한 데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싸움과 생존이 중심이 되지만 폭력을 미화하는 느낌은 강하지 않다. 주인공이 남자가 아닌 덕분이기도 하다. 윈터스 본에 나왔던 제니퍼 로렌스가 강인하면서 평범함을 잃지 않는 캣니스를 연기한다. 우디 해럴슨, 레니 크래비츠가 효과적인데 도널드 서덜랜드는 왕같은 대통령 역할에 딱 맞다.


영화는 두 시간 넘는 시간을 잘 끌고 간다. 리얼리티 게임쇼이면서 전후의 미래사회를 지탱하는 통제수단이기도 한 헝거게임을 바깥에서부터 준비와 제작과정을 거쳐 전장까지 그리면서 주인공의 변화를 설득력있게 묘사한다. 다른 참가자들의 내면이나 사정은 생략되었는데, 헝거게임을 관람하는 피지배자들의 경우도 그렇다. 그러나 익숙한 리얼리티 쇼 형식을 통해 자신이 있는 게임의 얼개나 그 바깥을 의심할 단서를 주는 면은 장점이다.

하루밤이면 큰 상처도 낫는 연고가 멋진데.. 활은 요즘도 이렇게 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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