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로 나간다. 커다란 꿈은 앞선 외계문명과 광활한 암흑 앞에 쪼그라든다. 결과에 대한 생각보다 넘치는 열정과 무지를 미덕으로 보는 외계인들의 무역선을 타고 신천지 개척에 나선다.
외계인 에니예 Enye의 주도로 이제 2세대를 맞은 개척지 사웅 파울로 São Paulo. 도시에 나오면 술을 마시고, 취하면 사고를 치는 라몬 에스페호 Ramón Espejo. 이번엔 제대로 사고를 친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얼음과 불의 노래 A Song of Ice and Fire를 썼던 조지 R.R. 마틴 George R.R. Martin, 저명한 편집인 가드너 도자와 Gardner Dozois (스완윅의 멋진 소개), The Long Price Quartet을 쓰는 대니얼 에이브러햄 Daniel Abraham 2004년의 단편 그림자 쌍동이 Shadow Twin가 모태가 된 모양이다.
어둠 속에서 의식을 찾은 라몬은 어쩌다 이런 꼴이 되었나 천천히 기억을 되살린다. 돈이 될 광맥도 찾을겸 은신하려 산중으로 왔다. 시추작업을 했는데 우라늄은 안나오고 엉뚱한게 나왔다. 괴물들에게 잡혀 험한 꼴을 당한다. 낯선 외계인 마넥 Maneck에 묶여 추적에 나선 라몬.
마넥과의 충돌은 흥미롭다. Tatecreude, aubre 라는 개념으로 생명체에는 존재의 목적이 있으며 그에 합당한 행위가 선이라는 세계관. 타인을 이해하지 않던 이기적이고 사나운 고집장이 라몬은 ‘괴물’ 마넥에게 끌려가면서도 복수를 꿈꾼다. 자신의 실체를 깨닫는 혼란 속에서 라몬은 변화한다. 돌덩이같은 에니예, 외계인에게 복종해야 하는 개척지 정부, 숨어있는 마넥의 동족. 쇠심줄같은 잡놈 라몬 에스페호의 모험은 이제 시작이다.
이해와 오해를 넘어선 교감은 환상일지라도, 덧없을지라도 나는 꿈꾼다.
작가들은 어떻게 공동작업을 할까? 두 사람도 아니고 셋이서 소설을 쓰는 방법을 떠올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