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보다 싼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 와서 알게된 것인데, 어쩌면 예전의 물가를 기억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 손이 필요한 것은 꽤 비싼 것이 여기라서 diy, 내 일은 내 손으로 하는게 경제적인 이유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믿게 된다. 넓은 지역에 흩어진 인구에 물류 따위를 늘어놓자면 나름의 까닭이야 있겠지만, 자세히 파고들면 사과끼리 하는 동등한 비교가 얼마나 될라고 :p

해서.. 3년이 거의 되어가는 차가 4만 마일에 육박했다. vw의 정비일정표에 따르면 보통 하던 엔진 오일 교환이나 타이어 순환 말고도 점화 플러그, 엔진 필터, 실내 필터를 교환해야 한다. 필터와 플러그를 주문하고 피터에게서 연장을 빌렸다. thank you so much, Peter! 🙂 토크 렌치는 홈 디포에서 하나 장만했다.

위에서부터 8mm 앨런키(육각), 걸쇠가 있는 연장 어댑터, 10mm 스패너, 융착 방지제, 플러그용으로 안에 플라스틱이 씌워진 5/8인치 소켓, 점화 플러그 간극 게이지. 다 피터가 빌려준 것이다. 그리고 아래에 있는 것이 토크 렌치. 대단한 연장은 아니고 싼 것이지만 가끔 쓰는 데는 충분하다.


vwvortex 포럼에서 jettamandan이 친절하게 올려둔 글을 따랐다. 우선 엔진 덮개를 떼어내고 10mm 스패너와 8mm 앨런 키로 4번 실린더 위에 달린 것들을 치운다. 네 개의 실린더와 코일이 남는다.

커넥터를 떼다 4번의 플라스틱 걸쇠를 부러뜨렸다 (-ㅅ-) 그냥 손으로 할 것을 괜히 드라이버를 썼나 하고 엉뚱한 구실을 찾는다. 뭐 별 문제는 아니고. 두 손으로 조심스레 코일을 들어올리면 가볍게 뿅~하고 빠진다. 깨끗한 곳에 코일을 치워두고 플러그용 소켓에 어댑터로 길이를 늘려 플러그를 하나씩 풀어낸다. 이 때는 그냥 렌치/래칫을 써도 괜찮다. 기름기, 물기가 있거나 그을음이 심하거나 하면 문제가 있다는 증거. 39700, 4만 마일에 가까운 것 치고 저만 하면 괜찮은 것 같다.

새 플러그를 꺼내고 융착 방지제(antiseize)를 살짝 바른다. 나중에 플러그를 풀어내기 어려운 일을 막는 준비조처. 소켓과 어댑터로 점화 플러그를 넣고 손으로 가볍게 죄어준다. 그리고 22 ft lbs 로 맞춘 토크 렌치로 딸깍거릴 때까지 천천히 마무리한다. 다 끝나고 조금 떨리는 손으로 시동을 걸어본다. okay.

송풍기 앞에 있는 실내 필터는 전에 갈아본 적이 있어서 간단하게 끝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그리 지저분하지는 않다. 그래도 제때 제때 갈아주도록 하자. 엔진 필터는 배터리 바로 뒤에 있는 상자에 들어있다. 나사를 대충 풀고 상자를 열었다.

엔진에 들어가는 공기를 거르는 필터이다 보니 먼지에 풀잎이나 씨앗 따위가 좀 끼어있다. 그 간 달렸던 것을 고려하면 그래도 괜찮은 셈일까. 눈대중으로 풀었더니 새로 바꾸고 상자를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찾아볼 것을 그랬나. 모든 것이 끝나고 한번 더 시동을 걸어 본다. 엔진을 다시 덮기 전에.

다 끝내는 데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처음이었으니 그 만큼 걸렸을터. 아낀 것도 아낀 것이지만, 나름대로 뿌듯하달까. vwvortex faq for mk4에는 다른 정보도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