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of Miracles – Robert Jackson Bennett

로버트 잭슨 베넷의 팬터지 3부작 신성한 도시의 마지막, 기적의 도시 City of Miracles.

칼날의 도시에서 20년이 지나고 시그루드는 언젠가 올 샤라의 호출을 기다리며 깊은 산속에서 벌목꾼으로 지내고 있다. 살인기계이자 공작원으로 지내왔던 그는 자객 카드제의 마지막 넋두리에 수긍한다.

“어쩌면 나를 관리하는 사람은 미치광이일거야. 유적보따리를 수중에 넣은 대륙의 폭력배라든가. 하지만 그런거 아니겠어. 우리가 초짜일때부터 해왔던 게임이야, 하크발드슨 Harkvaldsson. 권력은 그들의 전쟁놀이를 하는걸세. 졸에 보병인 우리는 참호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는거지. 조금만 달리 일이 풀렸더라면, 내가 칼을 들고 자네가 여기 사슬에 묶여있을걸세.”

복수로 사건이 마무리되기는 커녕 위험과 의혹으로 달아나는 시그루드. 왜 샤라는 목숨을 잃어야 했을까, 왜 자신을 찾지 않았을까, 암살의 배후는 누구며 동기는 무엇일까. 주인공을 온갖 고생스러운 상황으로 몰아넣는 재능이 있는 작가 베넷. 시그루드가 몸으로 뛰는 대하 액션팬터지다.

신들을 가졌던 대륙의 권세와 번영, 세이퍼의 도약과 역전을 통한 변화 등 세계관을 펼치는 솜씨는 여전하다.

가족을 잃었고, 다시 찾은 딸을 잃고, 누구보다 가까웠던 전우/동지를 잃은 시그루드.
샤랴의 양녀 타티아나, 그리고 뭘위나를 통해 상실과 고통을 마주한다. 가까이하는 사람마다 위험에 빠지는 저주받은 터프가이란 좀 식상하지만, 작가는 그를 단순하게 그려내지 않았다. 감상이나 초인적인 극복이 아니라 인정과 긍정으로 이어지는 결말.

조급함이란 얼마나 커다란 죄란 말인가, 그는 생각했다. 눈 앞의 순간을 못보게 만드네, 그 순간이 지나 돌아볼때가 와서야 우리는 그 보물단지를 깨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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