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월튼의 소설 사순절四旬節 Lent을 읽었다. 회귀의 소설 A novel of many returns이라는 부제는 하드커버 표지에는 없는데, 주인공이 거듭 같은 시대로 돌아오는 이야기다.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플로렌스/피렌체, 도미니크회 수도사인 지롤라모 사보나롤라 Girolamo Savonarola가 주인공이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한 그는 예언자이기도 하다. 마귀를 퇴치하고 사람들을 믿음으로 이끌던 그가 친구인 백작 피코의 청으로 임종을 앞둔 로렌초 메디치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큰 비밀을 깨닫으면서 이야기가 돌아간다.
“신은 사람에게 자유의지를 허락하시고, 마귀가 세상에서 일하게 허락하셨다. 사람은 신을 찾고 선한 것을 찾을 선택을 해야한다. 그리고 그 선택을 거듭해야 한다. 유혹이 유혹적이지 않다면, 선택이라 할수 없지 않겠는가? 세상의 허영은 덧없는 것임을 우리가 알지만, 눈 앞에 잔치상이 차려져있을때 금식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신이 아담을 보낸 정원에 모든것이 제대로였으며 오직 한가지 잘못된 선택이 있었으나, 그는 유혹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로부터, 사람은 유혹에 둘러싸인 세상에 살았고 옳지 않은 선택이 더 많았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의 선의와 희생을 통해 신에게 닿을수있다.”
이태리 원어 명칭을 남발하면 거리가 생긴다는 이유로 영어단어를 많이 쓰고, 사람이름도 간략하게 표기해서 읽기가 수월하다. 지롤라모의 플로렌스를 거듭 돌아가다보면 인물 그리고 사회상에 조금 친근해지는 느낌도 받는다. 대체역사 시간여행. 이렇게 해도 안풀리고, 저렇게 해도 안풀리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절망을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