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lear – connie willis

코니 윌리스의 시간여행 이야기 경보해제 All Clear. 낙하점 drop이 작동하지 않아 2차대전 중의 영국에 조난당한 역사가들의 이야기가 전편 등화관제 Blackout 에서 이어진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표나지 않게 당대인들 사이에서 과거의 사건을 직접 관찰하고 돌아가야 했을 사가 폴리, 아일린, 마이크는 2차 대전 중의 영국에 갇혔다. 만남의 기쁨도 잠시, 서로의 낙하점이 작동하지 않음을 알게된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전에 왔던 시간, 데드 라인이 닥쳐오는 폴리에게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다.

폴리가 기억하는 폭격지점과 시간표를 통해 위험을 피하는 가운데 돌아갈 방법을 찾는 그들을 통해서 전쟁의 공포와 런던 시민들의 고난, 용기가 극적으로 묘사된다. 구급차 운전사, 화재 경보원, 공습 감시원, 간호사, 수학자 등등에서 셰익스피어 배우와 미스터리 소설가까지. :p 많은 조사와 연구는 당연했을텐데, 머리말에는 박물관에서 공습 당시를 경험한 사람들을 찾아 차대접을 하고서 자신을 찾아준 사려깊은 남편에 대한 감사도 있다.

모든 종류의 실수를 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관대하고 진실하다면, 그리고 맹렬하다면, 세상을 다치게 하거나 심하게 고생시키지는 않을겁니다.
윈스턴 처칠


아일린은 히틀러도 못말릴 골치거리 호드빈 남매를 데려오고, 마이크는 사고를 당한다. 한편으로 어니스트 워딩은 독일군을 속이는 포티튜드 작전에서 활동한다. 신문에 광고와 기사, 기고를 통해 거짓정보를 흘리는 그에게는 다른 비밀이 있다. 매리 켄트는 구급차를 몰아 부상자를 구하고, 장교들을 급하게 이동시키기도 한다.

“언제나 살인자를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범인은 늘 내가 생각도 못한 사람으로 드러나. 단서는 바로 앞에 있었는데. 범죄에 대한 네 이론은 아주 틀렸고, 전혀 다른 일이 진행 중이었음을 깨닫게 돼.”

아가사 크리스티의 찬조 출연과 함께 수수께끼는 조금씩 풀릴듯 말듯, 소이탄과 폭격, 화재의 묘사가 생생하다. 과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할 사가의 의무가 하나라면, 모르는 사이 결과를 바꾸었을까 하는 걱정과 떠나왔던 미래에 대한 근심은 용기를 파들어간다. 역사를, 미래를 아는 편이 좋을까. 알면서도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이 더 괴로울까. 선의에서 나온 행동이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1941년과 1945년, 1995년과 2060년이 오고가는데, 퍼즐이 맞아가는 재미도 있다. 과거로 간 사가들은 가명을 쓰니까, 누가 누구인지 맞추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독일군의 암호를 해석한 블레츨리 공원울트라 작전튜링도 잠시 나오고, 도로시 세이어즈도 언급된다.

1941년 전시의 성탄절 영상이 소설 속의 시대를 보여준다.

위험과 죽음 앞에서 사람은 진정한 가치를 발견한다.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세상의 빛처럼 희망과 절망, 용기와 좌절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셰익스피어와 전시의 사랑, 시간여행과 첩보전, 이별과 재회가 근사하게 녹아있다. 초인적인 영웅도 강요된 애국심도 없지만 전쟁의 위협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덕목이 나타난다. 쟝르 소설이라고 박대받으면 아까울듯.

구글에서 맛보기가 가능한데, 헌정사나 인용구는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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