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개 26마리가 달려드는 꿈. 거듭되는 악몽에 시달리는 친구의 이야기로 영화가 시작된다. 감독인 아리는 1982년 레바논 전쟁에 같이 복무했던 자신의 기억이 비어있다는 것에 놀란다.
아리 폴먼의 바시르와 왈츠를 Waltz with Bashir는 애니 다큐멘터리 animated documentary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경제적인 구속없는 표현의 이점과 함께 소설로는 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며 개인적인 이야기, 전쟁의 무익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인체에는 보호본능이 있어 아픈 것을 피한다. 견디기 힘든 사실을 부정하고 두려우면 눈을 감는다. 기억이란 놀랍지만 속이기 쉽다. 아리의 기억 속에 전쟁의 경험이 없다면 그 까닭은 무엇일까. 당시를 같이 경험했던 사람들과 자료를 찾는 여행이 펼쳐진다.
기억을 억제하고 사실을 부인하고 외면하면서 사람들은 살아간다.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조각을 맞추면서 영화는 의문을 던진다. 집단적 망각은 일상을 이어가기 위한 방어기제인가.
젊은이들이 빠져든 전쟁, 일상과 전투가 섞이고 폭력과 생존 속에서 잃어버린 것은 人間이 아닐까. 아리 개인의 상흔은 잠재된 기억과 가계의 역사를 넘은 진실의 탐구가 된다.
개떼의 묘사가 강렬하다. 실사를 바탕으로 강한 선으로 간략하게 그려낸 그림. 다큐멘터리처럼 오가는 증언 속에서 기억은 때로 몽환적이다. 쨍쨍 터지는 음악의 가사는 섬뜩하다. 막스 리히터의 클래식 음악은 대조를 이룬다. 사정없는 편집의 파괴력, 힘이 센 영화다.
미국 밴드 케이크의 노래 ‘한국 폭격 I bombed Korea‘이 ‘베이루트 폭격 I bombed Beirut‘라는 노래로 나온다. 론 벤-이샤이 Ron Ben-Yishai는 사브라/샤틸라 학살 현장에 들어간 최초의 기자였다고 한다.
Pingback: !wicked » Blog Archive » okuribito おくりびと - yojiro tak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