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베어의 프로메테우스 시대 연작. 스트랫포드 맨 하권.
16-17세기 2인칭 대명사 thee가 슬슬 사라져가고 복수 대명사 you가 격식을 차린 경우에 단수로도 쓰이지만 섞여 쓰이던 시기. 몇 해에 걸친 연구와 저작에 감사를 표하는 글도 길다. 몇몇 등장인물의 실재 모델이 무대에 섰던 장미극장이 그 첫머리에 나온다.
요정계와 지옥의 모험에 이어 지상으로, 둘째 권이 4,5막으로 이어진다. 셰익스피어는 병을 얻어 죽다 살아나고, 정치적 혼란 속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운명한다. 지상의 영국이 흔들리고 요정계도 표류한다. 영악한 야심가 베인즈의 음모에 빠져든 말로우와 셰익스피어. 그러나 장기를 두는 사람은 베인즈 만이 아니다. 수수께끼들이 풀리는 가운데 말로우의 무대가 펼쳐진다.
르네상스 영어와 현대어의 사이 어디 쯤, 글은 예스럽지만 어렵지 않다. 작가가 맺음말에 언급한 Early Modern English와 Modern English가 그 설명이거니. 시와 극, 왕권과 첩보, 요술과 주문 속에 역사와 환상으로 그려지는 세계. 두 주인공 말로우와 셰익스피어는 설득력을 얻는다. 실재한 작가들과는 비교하지 말자. 베어 말따나 그들 역시 수없는 장삼모사에게 고난과 역경을 안겨주지 않았던가.
After all, we’re each storytellers here.
한권으로 묶여 나왔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