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bertine – laurence dunmore

나를 싫어하게 될겁니다.
지금 싫어할 뿐 아니라, 갈수록 훨씬 더 좋아하지 않게 될거라구요.

어둠 속에서 암울하게 나직하게 얘기하는 주인공은 john wilmot, 17세기 런던의 시인, rochester 백작을 연기하는 것은 johnny depp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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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복고로 자리에 앉은 찰스2세의 총애를 받지만 이 난봉꾼은 명예나 권력, 예의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술과 육체에 심하게 탐닉한 이 사내의 열정은 현실에 있지 않았다. 희극의 무대가 그가 찾은 안식처.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에는 두 부류가 있다. 어리석은 자와 질투하는 자. 어리석은 자는 5년이 지나면 당신을 좋아하겠지만, 질투하는 자는 영원히 싫어하리라. 헤, 멋들어진 허세다.

방탕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은 이 사내, samantha morton 이 연기한 여배우 elizabeth barry 에 주목하여 연기에 대해 지도를 하겠다고 나서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은 때문이었을까, 남들과 다른 그녀의 주장과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거듭된 추방과 사면에도 국왕의 신뢰는 이어지지만, 술과 향락에 찌든 영혼은 신랄한 조소로 자신을 위태롭게 한다. 결국 매독으로 죽음을 맞는 그는 임종을 앞두고 무신론자임을 밝혔다고 한다.

laurence dunmore 의 첫 영화는 꽤 야심찬 소재를 골랐다. 진흙범벅 런던의 거리와 극장을 재현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터. 아쉽게도 뎁의 어둡고 가망없는 난봉꾼 연기 말고는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모튼의 연기는 좋은 편이고, 찰스2세를 연기한 말코비치나 백작부인 파이크, 시종 코일도 나름대로 괜찮긴 한데. 흥미로운 면면이 있지만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지 않다. 작정하고 망가지는 인물 만 그리면 뒤로 갈수록 대책이 안서지 않나.

다시 어둠 속에서 그가 재차 묻는다,

do you like me now? do you lik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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